친구들과 오랜만에 번개모임을 하고 친구네 차를 두고와서 이른 일요일 아침 차를 가지러 가는 길에.
평소였으면 북적했을 여기에 사람 몇 지나지 않고 봄기운 가득한 벚꽃만이 날 반겨주는 듯 해 사진을 찍었는데 꽃보다 하늘이 더 들어오는 아침이다,
이제 진짜 봄인가? 하며 봄하늘을 더 바라본다.
# 친구들과의 이야기는 여지없이 아이들의 이야기다. 아이가 공부를 해야한다는 걸 알고 있고 학원도 불안해서 끊지 못하고 다닌다고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단다, 그 불안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공부가 하기싫은데 해야할 것 같아서 그러니 지금 성적이라도 받으려면 학원유지는 해야한다는 생각일 것이다. 함께 하는 친구들은 예체능으로 진로를 정한 상태라 학업과는 거리가 있어 같이 공부도 못하고 혼자하기는 싫을 것이다. 아이에게 물어보니 잘 모르겠지만 주변 친구들이 안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진로를 고민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물으면 모른다고 하는 아이에게 뭐든 나는 괜찮으니 꼭 공부를 하진 않아도 된다하니 그래도 할 거라고 했단다.
그냥 내버려두고 지켜보고 할 수 있는 걸 해주며 있자고 했는데 부모마음이 그렇지 않다고. 밤에 걸어오는 거 하나 걱정이 되고 알아서 온다는 데도 전전긍긍하며 어디쯤 왔나 확인을 하고있고 아이가 싫다고 짜증을 내도 그순간 섭섭한 마음이 올라올 뿐 또다시 아이걱정을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한다. 다들 각자의 인생에 빈 곳을 가지고 있다. 성실하고 예쁜 내 친구는 엄마가 바빠서 생리대를 때에 맞춰 사다주지 못했다하는데 그때마다 말하는 것이 수치스럽고 미안해서 휴지를 대고 있다가 말을 하곤 했단다. 그런데 그것이 너무나 나에게 빚진 마음이 들어 30도 훌쩍 넘은 어느날에 ' 엄마 나 생리대 사줘 예전에 엄마가 안챙겨줬잖아' 하며 엄마에게 투정을 부렸는데 엄마는 정말 몰랐다고 미안하다고 사과하시며 잔뜩 사다두셨다고 한다. 엄마는 엄마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하고 사는지 모르지만 자식은 또 나의 빈자리를 찾아내고 어느 드라마에서 말한 듯 옹이를 만들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옹이를 부모에게 들키면 부모가 아파할걸 생각해 그때는 드러내지 못한다. 그래서 그 친구는 아이가 싫다해도 그렇게 기다리고 헌신해서 다 해주려 하는지도 모른다. 언젠가 그 옹이가 커질대로 커져 자식의 빈구멍이 될까 그렇게 아파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섰는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나도 자식역할이 버겁고 화가 나고 짜증이 날 때도 있는데 아이들은 오죽할까. 세상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건데 마음대로 되도록 내가 다 해주었으니 내 책임이라 하면서도 또 나는 그 아이가 편하게 길을 걸어갔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그런데 우리아빠도 그랬었다. 아빠가 다 해줄게 그러니 그냥 너하고싶은거 해라. 사실 뭘 그리 다 해주었을까. 그렇지만 지금 내 자존감이 이리도 제자리를 찾아 살아가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말이 내 뒤를 받쳐주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내 친구는, 나는, 또 오늘도 아이가 조금 더 편한 길을 걷도록 내가 먼저 길을 걷고 있다. 돌이 있으면 치우고 벌레가 있으면 잡아주며 발버둥을 치고 있다. 그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결코 만만하지 않겠지만 내가 깔아둔 마음의 길에서만큼은 조금쯤 편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