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런 적은 처음" 점유율 반토막난 현대차의 결단

by 이콘밍글

점유율 반토막난 현대차
중국 전시회 전면 불참 결정

Hyundai-Ioniq-6-1024x768.png

아이오닉 6/출처-현대차


4월 열리는 중국 최대 자동차 전시회 ‘상하이 모터쇼’. 2002년 중국에 첫발을 디딘 이후 20년 넘게 단 한 해도 거르지 않았던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처음으로 이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현대차그룹이 상하이 모터쇼 불참을 결정한 배경엔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자리한다. 2019년 101만 대를 팔며 4.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던 현대차그룹은 2024년 43만 대로 판매량이 반 토막 났고, 점유율도 1.6%까지 떨어졌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전체 자동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가운데, 현대차는 이 분야에서 제대로 된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중국 내 신에너지차 판매 톱10에 이름을 올린 해외 브랜드는 테슬라가 유일했다.


중국 시장을 빠르게 장악한 것은 자국 브랜드들이었다. BYD는 올해 1~2월 61만 대가 넘는 판매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90% 가까운 성장세를 보였다. 그 외에도 Wuling, Xpeng, Li Auto 등 다양한 전기차 브랜드가 저마다의 강점으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미국으로 향하는 전략적 무게추

현대차그룹의 시선은 이제 미국으로 옮겨갔다.


그룹은 상하이 모터쇼와 시기적으로 겹치는 ‘2025 뉴욕 오토쇼’에 참가할 예정이며,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전기차 전용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을 이달 안에 개최한다.


이는 단순한 생산기지 확대가 아닌, 미중 무역 갈등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예고한 25% 수입차 관세라는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Kia-EV9-2-1024x581.png

EV9/출처-기아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CEO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아이오닉5와 차세대 전기 SUV 아이오닉9을 생산해 전기차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이브리드 수요가 급증하는 시장 상황을 반영해, 당초 전기차 전용 공장으로 설계됐던 HMGMA는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생산 가능한 혼류 생산 체제로 변경됐다.


현지화 전략은 실적에서도 반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 판매량인 170만 대를 돌파했다.


Hyundai-Ioniq-5-3-1024x666.png

아이오닉 5/출처-현대차


제네시스를 포함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으며 현대차·기아는 지난 2월 각각 역대 최다 월간 판매 실적을 경신했다.


중국 철수인가, 일시 후퇴인가

현대차의 상하이 모터쇼 불참은 일시적인 전략 조정일까, 아니면 사실상 중국 시장 철수의 신호탄일까.


Kia-EV4-7-1024x609.png

EV4/출처-기아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에서 회복의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강력한 내수 보호정책과 현지 브랜드 선호, 가격 경쟁력 차이로 인해 현대차가 다시 예전의 위상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중국에서의 전략을 재정비하며, 미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려는 흐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한 관세 리스크 회피, 전동화 기술력을 앞세운 프리미엄 브랜드 확장, 그리고 전기차-하이브리드 동시 공략 전략이 그 핵심이다.


Hyundai-Ioniq-5-3-1024x666.png

아이오닉 5/출처-현대차


현대차그룹의 이번 결단은 단순히 한 전시회를 건너뛴 일이 아니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볼 수 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다른 차보다 2배 빨리 감소” 테슬라 중고차 가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