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X/출처-테슬라
테슬라 중고차 가격이 미국에서 다른 브랜드보다 두 배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주가가 떨어지고 차량 검색량도 줄어드는 가운데, 머스크 CEO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3월 미국 중고차 시장에서 테슬라 차량 가격은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모델 3/출처-테슬라
온라인 자동차 매매사이트 카즈닷컴(Cars.com)은 최근 발표에서 테슬라 차량의 평균 가격이 크게 하락했으며, 중고차 구매자들의 관심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테슬라 중고차 검색 건수는 지난 한 달간 16% 줄었다. 반면 다른 브랜드는 같은 기간 검색량이 28% 증가했다.
카구러스(CarGurus) 역시 테슬라의 상황을 뒷받침했다. 이들은 테슬라 중고차의 가격 하락 속도가 전체 중고차 시장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르다고 분석했다.
그중에서도 사이버트럭은 12개월 동안 58% 감소라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한때 혁신의 아이콘으로 여겨졌던 차량들이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은 단순한 수요와 공급의 문제가 아니다. 차량 외적인 요인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미국 정부 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부상하며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올랐다.
그는 연방정부 공무원 감축안을 지휘하며 여론의 반발을 샀고 이 여파가 테슬라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차량 전시장과 소유자, 심지어 차량 자체를 겨냥한 파손 및 괴롭힘 사례도 잇따랐다.
사이버트럭/출처-테슬라
이처럼 정치적 논란이 브랜드 신뢰도에 영향을 주자, 테슬라 주가도 고꾸라졌다. 일시적으로 급등했던 주가는 연초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지난해 테슬라는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량이 감소했으며 중국 내 경쟁 심화와 유럽에서의 판매 부진도 겹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테슬라를 지지하는 행보를 보이며 지난 11일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테슬라 차량을 직접 타보는 행사를 열었다.
그는 “이 차량을 정가로 구매하겠다”고 선언하며 지지를 표했다.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도 “테슬라 주식은 지금이 매수 기회”라며 홍보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보여주기식 홍보가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모델 S/출처-테슬라
팸 본디 법무부 장관은 테슬라에 대한 공격을 “테러와 다름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테슬라를 둘러싼 논란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반증처럼 보인다.
한때 미래 자동차 시장의 선두주자로 찬사를 받았던 테슬라가, 이제는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가치가 떨어지는 차량이 됐다.
이는 단순한 시장 논리가 아닌, 브랜드 이미지와 CEO의 정치적 행보, 사회적 여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모델 Y/출처-테슬라
중고차 가격 하락은 그 자체로 차주들에게 직접적인 손실을 안기고 있으며 테슬라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한때 ‘기술 혁신’의 상징이었던 테슬라는 지금, 소비자의 마음을 되돌려야 할 시험대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