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재활용 업체/출처-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
미국에서 자동차 평균 수명이 사상 처음으로 12.8년에 도달했다. 글로벌 모빌리티 분석기관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수치를 발표하며 고물가와 고금리, 공급망 불안정 등 외부 요인이 소비자의 차량 보유 기간 연장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에서도 차량 생애주기가 지속적으로 길어져 2020년 기준 평균 15.6년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가 밝힌 통계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0년 사이 폐차 주기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경량차량의 평균 수명은 12.8년으로 집계됐다.
미국 자동차 평균 수명 연장/출처-연합뉴스
이는 2023년부터 매년 약 2개월씩 수명이 증가한 결과다. 2025년 기준 미국에서 운행 중인 차량은 2억 8900만 대로 추산되며 2024년에는 신규 등록 차량이 1600만 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연간 폐차율은 4.5% 수준에 그쳐 전체 평균 수명을 낮추지 못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수명 연장이 차량 내구성 향상 때문만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고금리와 물가 상승, 공급망 혼란 등 외부 경제 요인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기존 차량을 더 오래 보유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폐차 중인 자동차/출처-연합뉴스
차량 유형별로는 승용차의 평균 수명이 14.5년으로 가장 길었고 픽업과 SUV는 평균 11.9년이었다.
특히 SUV의 비중 확대는 “더 크고 다재다능한 차량”을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됐다. 실제로 미국 도로 위 승용차 수는 1970년대 이후 처음으로 1억 대 이하로 감소했고, 신규 등록 비중도 20%대로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몬태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등 중부와 남부 지역에서 평균 수명이 전국 평균보다 5배 이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콜로라도와 하와이에서는 최근 5년간 평균 수명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충전 중인 전기차/출처-연합뉴스
전동화 차량의 평균 수명도 처음 증가세를 보였다. 전기차는 평균 3.7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4.9년, 일반 하이브리드는 6.4년이었다.
이는 전동화 차량 보급이 본격화된 시점과 일치한다. S&P는 향후 전동화 모델의 수명이 배터리 기술, 정책 지원, 소비자 수용도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후 차량 증가에 따라 정비·부품 수요도 폭증할 전망이다. 특히 2015~2019년식 차량이 보증 만료 후 유지·보수 중심 소비로 전환되며, 전국 정비소와 부품 유통망에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자동차해체재활용업협회가 2021년 8월 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의 평균 폐차 주기는 2020년 기준 15.6년에 도달했다.
이 수치는 2000년의 8.3년에서 꾸준히 증가한 결과로, 2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2004년 처음으로 10년을 넘긴 뒤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왔다.
서울 택시/출처-연합뉴스
차종별로는 승용차 15.3년, 승합차 15.5년, 화물차 16.8년의 평균 폐차 주기를 기록했다. 특히 경형 승용차는 13.2년, 소형 승용차는 18.2년에 이르렀으며 소형 승합차는 22.5년으로 가장 길었다.
국산차의 생애주기가 수입차보다 긴 것으로도 분석됐다. 국산차는 15.7년, 수입차는 13.8년의 주기를 나타냈다.
해당 조사는 협회 회원사의 폐차정보시스템에 등록된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총 1260만 4679대의 폐차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협회는 이 같은 변화가 차량 기술의 발전과 보급률 확대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한국 모두에서 차량 수명 연장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가운데,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는 유럽, 일본 등 주요 지역에서도 고물가, 관세, 공급망 문제로 인해 차량 교체 주기가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참고로 일본과 독일은 각각 13.6년, 12.2년이다.
아이오닉 5/출처-현대차
S&P는 차량 수명 연장이 단순한 기술적 결과가 아니라, 소비자 심리와 경제 환경, 그리고 기술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신호라고 밝혔다.
특히 전동화 확대와 애프터마켓 산업 간의 균형이 향후 자동차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