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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70% 차지했는데”…수입차시장서 사라진‘이 車’

by 이콘밍글

70% 점유율서 1.3%로 추락
수입 디젤차, 10년 만에 몰락
친환경 전환에 소비자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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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차/출처-연합뉴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한때 판매의 70%를 차지했던 디젤 승용차가 사실상 자취를 감추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6월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기준 수입 디젤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 감소했으며, 점유율도 1%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환경 규제 강화와 소비자의 인식 변화, 친환경차의 급부상 등이 맞물리며 ‘디젤의 시대’는 빠르게 저물고 있다.


역대 최고에서 사라질 위기로

디젤차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수입차 시장의 주력이었다. 2015년에는 연간 16만 7925대가 팔리며 수입차 전체 판매의 69%를 차지했다. ‘수입차=디젤차’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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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차/출처-연합뉴스


하지만 전 세계적인 탈탄소화 흐름 속에서 상황은 급변했다. KAIDA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수입 디젤 승용차 누적 판매량은 146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2962대)보다 50.4% 줄었다.


단일 월 기준으로도 감소세는 뚜렷하다. 5월 한 달간 판매된 수입 디젤 승용차는 349대로, 작년 동기 대비 60.2% 급감했다.


KAIDA는 올해 남은 기간에도 디젤 신차 출시 계획이 거의 없어 연간 판매량이 4천대를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5년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4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디젤차 비중 감소는 연료별 점유율에서도 확인된다. 올해 1~5월 기준 수입차 연료별 판매량 중 디젤이 차지하는 비율은 1.3%로, 현 추세가 지속되면 연말에는 1%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친환경차가 바꾼 수입차 지형도

디젤차의 몰락은 곧 친환경차의 부상과 맞물린다. 6월 1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5년 5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5월 한 달간 국내 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량은 7만 3511대로 내연기관차 판매량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이 포함된 친환경차는 월간 통계 기준으로 처음 내연차를 넘어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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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차 전환/출처-연합뉴스


특히 수입 브랜드들의 판매는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올해 1~5월 누적 기준으로 메르세데스-벤츠는 13.7%, BMW는 9.6%, 포르쉐는 42.8%, 렉서스는 18.4%, 아우디는 43.2%씩 각각 판매량이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포르쉐는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기존 내연기관 중심에서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으로 제품군을 다변화하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한 것이다.


일부 브랜드는 여전히 디젤 카드

디젤 승용차가 사라지는 가운데, 아우디는 예외적으로 디젤 신차 출시를 예고했다. 아우디코리아는 오는 7월 ‘더 뉴 아우디 A5’와 고성능 버전인 S5를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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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A5/출처-아우디


특히 이번 모델에는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시스템과 결합된 고효율 디젤 엔진이 탑재된다.


MHEV는 전기 모터와 소형 배터리를 이용해 연료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유럽 제조사들이 연비 개선을 위해 채택하고 있다.


벤츠, BMW, 푸조 등이 이미 해당 시스템을 탑재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으며 연비 주행 시 최대 20km/l에 달하는 고효율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우디 역시 이와 유사한 수준의 효율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장 흐름에 뒤처진 디젤

디젤차의 하락은 수치로 명확히 드러난다. 2016년 13만 2천여 대였던 수입 디젤 승용차 판매량은 2019년 7만 4천여 대, 2021년 3만 9천여 대, 2023년 2만 2천여 대로 감소했고 올해는 4천대조차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하이브리드, 전기차로의 전환 속도가 다른 국가보다 빠르다”며 “디젤 승용차의 입지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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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차/출처-연합뉴스


이처럼 디젤은 한때 수입차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점점 시장의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소비자 선택의 무게추는 이미 친환경으로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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