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월드랠리팀 2025 WRC 그리스 랠리 우승/출처-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정상급 모터스포츠 대회에서 다시 한번 놀라운 성과를 일궈냈다.
6월 26일부터 29일까지(현지시간) 그리스 라미아에서 열린 2025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시즌 7라운드 ‘아크로폴리스 랠리 그리스’에서 현대차 월드랠리팀 소속 오트 타낙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며, 팀은 2년 연속 정상에 올랐다.
이번 승리는 현대팀이 2024년 중앙유럽 랠리 이후 약 1년 만에 거둔 우승이자, 올 시즌 토요타의 연승 행진을 처음으로 저지한 결과로 기록됐다.
WRC는 국제자동차연맹(FIA)이 주관하는 세계적인 랠리 대회로, 눈길·비포장·포장도로 등 다양한 노면 조건 속에서 차량 성능과 드라이버의 실력을 시험하는 경기다.
그중에서도 이번 그리스 아크로폴리스 랠리는 거칠고 협소한 산악 자갈길과 40도에 육박하는 고온, 건조한 기후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가장 극한의 랠리’로 꼽힌다.
현대차 월드랠리팀 2025 WRC 그리스 랠리 우승/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는 이같은 험난한 환경에 맞춰 i20 N Rally1 경주차의 세팅을 세밀하게 조정하며 대회에 임했다.
티에리 누빌, 오트 타낙, 아드리안 포모어 등 3명의 선수가 출전했고, 타낙은 6번째 스테이지부터 선두를 유지하며 빠르게 격차를 벌렸다. 타이어 관리와 노면 적응력에서도 경쟁자들보다 앞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는 이번 경기에서 50점을 획득해 제조사 순위 2위를 유지했으며 새롭게 팀에 합류한 포모어도 3위를 기록하며 더블 포디움을 달성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그리스 랠리를 제패한 현대차는, 험로에서도 강력한 퍼포먼스를 증명하며 모터스포츠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현대차 월드랠리팀 2025 WRC 그리스 랠리 우승/출처-현대차그룹
이번 우승은 순탄치 않았다. 현대차에 따르면, 타낙은 마지막 스테이지인 ‘울프 파워 스테이지’에서 기어박스 문제로 정상 주행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실제로 그는 “마지막 구간에서 3단 기어가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이내 전체 기어박스가 심각한 소음을 냈다”라고 밝혔다. 결국 감속 운행을 할 수밖에 없었지만, 앞서 벌여놓은 시간 차 덕분에 가까스로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타낙의 이번 우승은 그의 WRC 통산 첫 승이 아니지만, 현대팀 입단 이후 겪은 부침을 감안할 때 그 의미는 남다르다.
현대차 월드랠리팀 2025 WRC 그리스 랠리 우승/출처-현대차그룹
이로써 그는 시즌 챔피언십 포인트에서 선두 엘핀 에반스와의 격차를 단 12점 차로 좁히며, 에스토니아와 핀란드에서 열릴 다음 경기들을 앞두고 치열한 타이틀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이번 경기에서 현대팀의 또 다른 희망은 아드리안 포모어였다. 그는 토요일 경기 중 서스펜션 손상을 입고도 끝까지 레이스를 이어가며 개인 두 번째 WRC 포디움을 기록했다.
지난 4월 카나리아 제도 랠리 이후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던 그에게 이번 3위는 반등의 계기가 됐다.
한편, 팀 동료 티에리 누빌은 경기 초반 펑크로 포디움 경쟁에서 밀려났고, 후반에는 충격 흡수 장치 손상과 원인 미상의 기술적 문제까지 겹치며 5위에 그쳤다.
현대차 월드랠리팀 2025 WRC 그리스 랠리 우승/출처-현대차그룹
토요타 진영에서는 오지에가 2위를 차지하며 이번 시즌 다섯 번째 연속 포디움을 기록했다.
그는 마지막 구간에서 새로운 연질 타이어를 장착해 파워 스테이지 우승을 가져갔다. 반면, 챔피언십 선두인 에반스는 금요일 도로 개척 역할을 맡으며 4위로 마무리했다.
M-스포트의 그레고아 뮌스터는 기술 문제로 리타이어했고, WRC2 클래스에서는 올리버 솔베르그가 전체 6위로 가장 앞선 성적을 냈다.
다음 라운드는 타낙의 고국 에스토니아에서 열린다. 빠른 속도와 익숙한 지형이 펼쳐질 예정으로, 올 시즌 챔피언 경쟁에 결정적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 월드랠리팀 2025 WRC 그리스 랠리 우승/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 관계자는 30일 “전통적으로 가장 험난한 랠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아크로폴리스 랠리에서 또 다시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며 “하반기에도 좋은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