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가격 역전 위기 / 출처 : 연합뉴스
“도요타 캠리가 쏘나타보다 싸진다는데, 이게 말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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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커뮤니티에서 흘러나온 이 말 한마디는, 지금 미국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관세 전쟁의 핵심을 정조준한다.
일본은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자동차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데 성공했고, 반면 한국은 여전히 협상 테이블조차 완전히 마련하지 못했다.
한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당장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무너진다. 쏘나타가 캠리보다 비싸지는 역전 현상이 이론이 아니라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현대차 가격 역전 위기 / 출처 : 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한국 정부가 자동차를 지키기 위해 쌀이나 소고기 같은 민감한 품목의 시장을 내줘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농산물 시장, 특히 쌀 분야에서 미국에 상징적인 양보를 하면서 자동차 산업을 지켜냈다.
미국은 이를 협상 ‘성과’로 포장했지만, 실질적으로 일본은 미국산 쌀의 수입량만 늘리고 전체 시장 개방은 피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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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미국은 이제 똑같은 조건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다. 쌀,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유전자변형 감자 등 민감 품목 개방 요구가 이어지고 있으며, 구글 정밀지도 반출이나 온플법 등 디지털 분야 규제까지 문제 삼고 있다.
현대차 가격 역전 위기 / 출처 : 뉴스1
한국 정부는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내줘야 할지 결정하지 못한 채 복잡한 계산기를 두드리는 중이다.
일본이 내세운 대미 투자 약속은 무려 5500억 달러에 달한다. 자동차뿐 아니라 에너지 사업, 특히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까지 손을 뻗었다.
반면 한국이 제시한 투자 규모는 삼성전자·현대차 등 주요 그룹을 포함해도 1000억 달러 안팎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당연히 일본 쪽에 더 기울 수밖에 없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투자 수치를 수정하며 ‘성과 부풀리기’에 나선 정황까지 포착되며, 한국 협상팀엔 ‘트럼프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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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가격 역전 위기 / 출처 : 연합뉴스
숫자는 키우되, 실제 개방은 최소화하는 식의 접근이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 2분기, 관세 여파로만 영업이익이 8282억 원 줄었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이 피해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반기부터는 관세가 ‘풀쿼터’로 적용돼 훨씬 큰 충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관세 적용일은 오는 8월 1일이다. 지금처럼 시간은 부족하고, 양보하라는 항목은 많으며, 챙길 실리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트럼프의 눈에 들지 못하면, 그 대가는 우리 기업들이 감당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