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하이브리드/출처-KGM
국내 자동차 업계가 조용히 술렁이고 있다. KG모빌리티(이하 KGM)가 지난 상반기 21년 만에 상반기 기준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수출 확대와 환율 효과, 생산성 개선 등이 복합 작용한 결과로, 2002~2004년 이후 단절됐던 성과를 다시 써내려간 셈이다.
KGM은 25일,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1조 9432억 원, 영업이익 285억 원, 당기순이익 11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5% 상승했다.
토레스 하이브리드/출처-KGM
판매량은 총 5만 3272대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으나 내수 부진을 수출이 메웠다.
내수 판매는 1만 8321대로 전년보다 23.6% 감소했다. 반면, 수출은 3만 4951대로 7.3% 증가해 2014년 상반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수출 상승세는 4월 이후 3개월 연속 이어졌고, 2분기 판매량은 1분기 대비 4.8% 증가했다.
회사는 신차 론칭 확대와 새로운 시장 개척 등을 통해 수출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6월에는 무쏘 EV와 토레스 하이브리드의 수출 선적을 시작했다.
이번 상반기 실적의 의미는 단순한 숫자 이상의 상징성을 갖는다.
액티언 하이브리드/출처-KGM
KGM이 상반기 기준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한 것은 2002~2004년 이후 21년 만이다. 특히 지난해 실적에는 이산화탄소(CO₂) 페널티 환입 효과가 반영됐지만, 올해는 순수 영업 실적으로 흑자를 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회사 측은 “1분기에 이어 수출 물량 증가에 따라 CO₂ 페널티 환입 없이도 실질적인 이익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만 놓고 보면, 매출 1조 362억 원, 영업이익 179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8.1%, 70.5% 상승한 수치다. 이는 2023년 1분기 이후 9분기 만에 분기 매출 1조 원을 돌파한 것이다.
하반기 KGM은 내수·수출을 아우르는 다각적 전략을 예고했다. 내수 시장에선 지난달 선보인 차량 구독 서비스 ‘KGM 모빌링’에 이어, 이달 하순 부산에 고객 체험 공간 ‘익스피리언스센터’를 개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무쏘 EV/출처-KGM
해외 시장 공략도 한층 강화된다. 지난 5월, KGM은 인도네시아 핀다드(PT Pindad)사와 렉스턴 KD 공급 및 인도네시아 국민차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주요 조건 합의서(HOA)를 체결했다. 이 협약은 인도네시아 내 조립생산을 위한 초석으로 평가된다.
KGM 관계자는 “내수 위축에도 불구하고 수출 증가와 환율 효과, 수익성 개선 노력에 힘입어 흑자를 냈다”며 “하반기에는 판매 확대와 함께 수익성 향상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토레스 EVX/출처-KGM
업계에서는 21년 만에 실현된 KGM의 상반기 실적을 두고, 변화된 체질과 전략의 효과가 구체화된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