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Y/출처-테슬라
테슬라가 기대를 모았던 ‘저가형 신차’의 정체를 공식적으로 밝히며 자동차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공개된 차량은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 아닌 기존 모델 Y의 저가형 트림으로 확인됐다. 최근 실적 부진에 직면한 테슬라는 평균 판매가격을 낮추는 전략으로 수요 감소에 대응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테슬라는 지난 23일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그간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저가형 모델의 정체를 공개했다.
모델 Y/출처-테슬라
이날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올해 6월부터 저가형 전기차의 초기 생산을 시작했으며 하반기 대량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의 예상과 달리, 이 차량은 완전히 새로운 모델이 아니라 모델 Y의 저가형 버전으로 확인됐다.
일론 머스크 CEO는 이날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분석가들의 질문에 답하며 “그냥 모델 Y다”라고 언급했다.
그간 루머로 떠돌던 ‘모델 2’나 해치백 형태의 신모델이 아닌, 기존 베스트셀링 모델의 간소화 버전이라는 점이 명확해진 것이다.
이번 전략 변화는 테슬라 내부에서도 급격한 전환의 결과로 보인다.
모델 Y/출처-테슬라
앞서 테슬라는 개발 코드명 NV91, NV92로 알려진 2만 5000달러(한화 약 3470만 원) 수준의 신차 두 종을 개발 중이었다. 이 차량들은 사이버캡에 사용 중인 신규 플랫폼을 바탕으로 제작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모델 3와 모델 Y의 수요 감소로 생산 라인 가동률이 급감하면서, 머스크 CEO는 이들 신차 개발을 전면 중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프리몬트 공장에서는 최근 위장막을 씌운 모델 Y 크기의 시제품이 반복적으로 포착돼 새로운 차량 개발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는 동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저가형 모델 Y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모델 Y/출처-테슬라
테슬라는 이미 모델 3와 모델 Y를 생산 중인 기존 생산 라인을 저가형 모델에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 동시에 생산 복잡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테슬라 엔지니어링 부문 부사장 라스 모라비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3분기에는 생산 복잡성을 피하고 현재 모델의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저가형 모델 Y는 4분기 중 누구나 구매할 수 있도록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전기차 세액공제가 9월 30일 종료될 예정인 만큼, 테슬라는 그 이전까지 현재 라인의 생산을 극대화하고 이후 새로운 가격대 모델로 전환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는 이날 발표에서 “사람들이 자동차를 사고 싶어하지만 단순히 은행 계좌에 돈이 없다. 욕구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구매 여력이 부족한 것”이라며 평균 판매 가격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모델 Y/출처-테슬라
현재 모델 Y는 롱 레인지 후륜구동 기준 4만 4990달러(약 6250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테슬라는 이미 멕시코에서는 천 시트를 사용한 저가형 모델 3을 출시했고, 중국에서는 3열 좌석을 추가한 모델 Y L을 선보인 바 있다.
이번 저가형 모델 Y 역시 원가 절감을 위한 재질 변경이나 배터리 용량 조정 등이 있을 것으로 보이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모델 Y/출처-테슬라
테슬라의 판매는 올 들어 급격히 하락했으며 사이버트럭의 지난 분기 판매량은 약 4300대로 감소했다.
반면, GM·도요타·폭스바겐 등 전통 강자들은 연간 판매량이 테슬라의 4~5배에 이르며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테슬라가 가격 경쟁력으로 다시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향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