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테이블코인 / 출처: 연합뉴스
중국이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 금융계가 술렁이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20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이 이달 말 ‘위안화 국제화 로드맵’을 검토할 예정이며 이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99%가 달러화에 연동된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위안화가 본격 진입한다면, 그야말로 세계 금융질서의 대변혁이 시작되는 것이다.
중국 스테이블코인 / 출처: 연합뉴스
중국의 이번 움직임은 그동안의 정책과 완전히 상반된다. 금융 시스템 안정성을 우려해 2021년부터 가상화폐 거래와 채굴을 전면 금지했던 중국이 갑작스럽게 스테이블코인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글로벌 금융에서 커지고 있는 미국 달러화 연동 암호화폐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위안화 국제화를 꾀하는 유용한 도구로 스테이블코인을 바라보고 있다.
한 소식통은 중국 지도부가 이르면 이달 말 위안화 국제화와 스테이블코인에 초점을 맞춘 학습회의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는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톈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에서도 국가 간 결제에서 위안화 사용 확대와 함께 스테이블코인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중국 스테이블코인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입장 변화는 미국과 한국, 일본 등 각국이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에 뒤처질 경우 위안화 국제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미국과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 수출업체들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라고 분석했다.
현재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공급의 99%가 달러화에 교환가치를 고정하고 있다.
중국 스테이블코인 / 출처: 연합뉴스
가상자산 정보 제공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2천470억 달러(약 245조 3천억 원)에 달하지만,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2028년까지 2조 달러(약 2천796조 원)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되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독점적 지위에 균열이 생기면서 글로벌 결제 시스템과 국제 금융의 다극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스테이블코인을 제도권으로 가져오는 데 필요한 규제 틀을 마련하는 ‘지니어스 법’에 서명하며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앞서 6월 스테이블코인 확산 추세에 대응해 위안화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사를 싣는 등 위안화 연동 스테이블코인 도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중국 스테이블코인 / 출처: 연합뉴스
홍콩은 이달 1일 홍콩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대한 관리·감독 등의 규제를 담은 ‘스테이블코인 조례’ 시행에 들어갔다.
중국 위안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한국 국민들에게 미칠 영향도 만만치 않다.
위안화 국제화가 가속화되면 원화 대비 위안화 환율 변동성이 증가할 수 있고, 한국 자산 포트폴리오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스테이블코인 / 출처: 연합뉴스
특히 스테이블코인의 익명성과 국경을 초월한 이동성 때문에 자본 유출입 통로가 될 위험이 있다.
중국 스테이블코인이 활성화되면 한국 내 자본이 위안화 디지털 자산으로 쉽게 이동될 가능성이 커져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을 높일 수도 있다.
이에 한국 정부와 금융당국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한국은행은 금융시스템 안정과 자산 토큰화를 통한 대응책을 연구하고 있으며, 금융 범죄 및 자본 통제 우회 위험을 줄이려 노력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국회는 스테이블코인과 관련된 법안을 준비 중이며, 은행 주도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체계를 구축해 디지털 자산 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중국 스테이블코인 / 출처: 연합뉴스
중국의 디지털 위안화와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확산되면 한국 국민들의 디지털 자산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가 디지털 자산이나 스테이블코인 등으로 일부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번 움직임이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달러 중심 체제에 도전하며 위원화 국제화를 촉진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