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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요 급감..."대재앙 수준" 충격

by 이콘밍글

장밋빛 전망이 잿빛 악몽으로
수요 3배 넘는 배터리 공장들
생존을 건 ‘치킨게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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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공급과잉 / 출처: 연합뉴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전기차 배터리는 ‘제2의 반도체’라 불리며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다. 너도나도 공장을 짓고 투자를 늘리며 장밋빛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얼어붙자, 그 꿈은 한순간에 악몽으로 변했다. 전 세계 공장이 생산하는 배터리가 팔리는 양의 3배를 넘어서는 충격적인 공급 과잉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제 시장은 성장을 위한 경쟁이 아닌, 생존을 위한 처절한 ‘치킨게임’의 서막을 올리고 있다.


3.4배…숫자로 드러난 ‘공급 대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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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공급과잉 / 출처: 연합뉴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어제(21일), S&P 글로벌 모빌리티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총생산 능력은 3,930GWh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 수요는 1,161GWh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이 수요의 3.4배에 달하는 전례 없는 과잉 상태다.


특히 북미 지역은 상황이 더욱 심각해, 생산 능력이 수요의 4.8배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각국 정부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국 내 배터리 생산을 적극 지원하며 투자가 몰렸지만, 갑작스러운 전기차 수요 둔화라는 복병을 만나 모든 계산이 틀어진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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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공급과잉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공급 과잉은 곧바로 가격 폭락으로 이어졌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배터리 가격은 1년 만에 26%나 하락했으며, 내년에는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죽음의 치킨게임’…중국의 무차별 공세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70%를 장악한 중국 업체들은 오히려 증산을 멈추지 않고 있다.


세계 1위인 CATL을 필두로 한 중국 기업들은 막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가격을 낮추며 시장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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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공급과잉 / 출처: 연합뉴스


중국의 공세에 LG에너지솔루션, SK온, 일본의 파나소닉 등 한일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수익성이 악화되자 당초 계획했던 투자 계획을 줄줄이 축소하거나 재검토에 들어갔다.


한 외신은 이대로 가다가는 중국과 나머지 국가들 간의 생산 능력과 기술 격차가 돌이킬 수 없이 벌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승자 독식의 미래…소비자에겐 재앙?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전문가들은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독과점’ 체제를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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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배터리 공급과잉 / 출처: 뉴스1


출혈 경쟁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거대 기업, 특히 중국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 단기적으로는 가격이 안정되고 기업 수익성은 개선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대가는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경쟁이 사라진 시장에서 승자들은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고, 기술 혁신에는 소홀해질 수 있다.


결국 산업 생태계는 고사하고 장기적인 성장 동력마저 잃어버리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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