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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급성장 비결? EV9 넘은 대형 SUV

by 이콘밍글

아이오닉9, 출시 6개월 만에 반전
해외 수출이 내수 추월 ‘이례적’
배터리 기술력, SUV 판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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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위), EV9 (아래) / 출처 : 현대자동차, 기아


출시 초기만 해도 조용했던 현대차의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9’이 출시 반년 만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내수보다 늦게 시작한 해외 판매가 오히려 더 빠르게 늘어나며, 전기차 침체기를 뚫는 ‘반전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


EV9을 정면 겨냥한 가격 전략과 성능 개선, 그리고 SK온과의 협업이 빚어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내수보다 해외에서 더 인기…출시 6개월, 성적표는 ‘합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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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NIQ 9 / 출처 : 현대자동차


현대차가 2월 선보인 아이오닉9은 이달로 출시 6개월을 맞았다. 그간 국내 4,789대, 해외 4,745대를 포함해 총 1만 4,391대가 판매되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냈다.


눈에 띄는 점은 수출량이 국내 판매를 거의 따라잡았다는 것이다. 국내보다 두 달 늦은 4월부터 해외에 수출되기 시작했지만, 불과 넉 달 만에 내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특히 전기차 수요가 둔화된 미국 시장에서도 지난 5월 출시 후 3개월 동안 2,000대 이상이 팔렸다.


현재 아이오닉9의 해외 수출 물량은 충남 아산공장에서, 미국 현지 판매용은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HMGMA’에서 생산된다.


“더 크고, 더 싸고, 더 멀리 간다”…EV9과 비교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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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NIQ 9 / 출처 : 현대자동차


아이오닉9은 현대차의 첫 3열 전기 SUV이자, EV9을 정면 겨냥한 모델이다. 차체 크기부터 전장 5,060mm, 휠베이스 3,130mm로 EV9보다 크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설계돼 실내 공간 활용도 뛰어나다.



배터리는 SK온의 110.3kWh급 고용량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 1회 충전 시 최대 532km를 주행할 수 있다. 여기에 350kW 초급속 충전을 활용하면 10~80% 충전에 단 24분이면 충분하다.


기아 EV9도 같은 SK온 배터리를 쓰지만, 용량은 99.8kWh로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01km에 그쳐, 충전 시간은 21분으로 아이오닉9보다 3분 빠르지만 주행거리는 짧다.


가격 경쟁력도 주목할 만하다. 아이오닉9은 7인승 2WD 기준 6,715만 원부터 7,792만 원으로, EV9보다 수백만 원 저렴해 하이브리드 SUV인 팰리세이드 풀패키지보다도 저렴한 셈이다.


‘K-배터리’와의 시너지…현대차·SK온 윈윈 사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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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NIQ 9 / 출처 : 현대자동차


단순한 판매 성과만이 아니다. 아이오닉9은 현대차와 SK온의 대표적 협업 사례다.


탑재된 SK온 배터리는 500개 이상의 셀로 구성되며, 이는 아이오닉5보다 1.5배 이상 많다. 이 덕분에 SK온은 대형 전기차 시장 확대에 맞춰 배터리 물량을 대폭 늘릴 수 있게 됐다.



또한 미국 내 생산 확대에 따라 SK온은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도 받을 수 있어, 수익성 강화에도 긍정적이다.


SK온은 현재 조지아 1, 2공장에서 현대차 전용 배터리를 공급 중이며, 현대차와 합작한 35GWh 규모 북미 배터리 공장도 건설 중이다.


최준석 현대차 배터리설계1팀 팀장은 “아이오닉9은 정부의 배터리 사전 인증제를 통과해 안전성까지 검증된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 반응 엇갈려도…전기 SUV 시장 흔든 ‘현대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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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NIQ 9 / 출처 : 현대자동차


소비자 반응은 여전히 엇갈린다. “팰리세이드보다 크고, 유지비까지 저렴하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충전 인프라 부족”이나 “배터리 수명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우려도 뒤따른다.


그럼에도 EV9을 정조준한 이 전기 SUV는 출시 6개월 만에 존재감을 수치로 입증했다. 격, 기술, 생산까지 총동원한 현대차는 정체된 전기차 시장의 흐름을 뒤흔들고 있는 것이다.


이제 아이오닉9은 조용히 방향을 틀기 시작한 전기 SUV 시장의 새 판을 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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