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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될 줄이야"… 한국인 필수품 위기

by 이콘밍글

밥상 물가에 빨간불 켜졌다
한국·일본 모두 쌀 대란 직면
정부 대책에도 불안감은 여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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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급등과 정책 / 출처 : 연합뉴스


쌀값이 연일 치솟으면서 소비자와 외식업계가 동시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정부가 “쌀이 남아돈다”며 시장격리를 실시했는데 불과 1년 만에 정반대 상황이 펼쳐졌다.



마트 매대에서는 값싼 혼합쌀이 자취를 감추고 7만~8만 원대 고급 품종만 남았으며, 식당들은 공깃밥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


기상이변과 정부 정책이 맞물린 한국의 상황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자료에 따르면 20㎏ 기준 쌀값은 지난달 6만 원을 넘어섰다. 전년 대비 15% 이상 오른 수치로, 소비자 체감 물가는 그보다 훨씬 가파르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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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급등과 정책 / 출처 : 뉴스1


지난해 집중호우와 벼멸구 피해로 수확량이 줄었고 도정 과정에서 상품으로 나올 수 있는 비율까지 낮아졌다.


여기에 정부가 공급 과잉을 막겠다며 20만t을 시장에서 격리한 조치가 겹치면서 결과적으로는 시중 유통량이 크게 줄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농협 중심의 유통 구조와 담합 의혹까지 불거지며 소비자는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했다.


식당 운영자들이 받은 충격은 더 직접적이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A 씨는 “평소 5만 원도 안 하던 쌀을 이제는 6만 원이 넘게 주고 산다”며 공깃밥 값을 2천 원으로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재고 부족을 완화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3만t의 정부 양곡을 풀겠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수확분으로 되돌려받는 ‘대여’ 방식을 도입해 단순 방출로 인한 가격 폭락을 막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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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급등과 정책 / 출처 : 연합뉴스


그러나 농민단체는 곧 수확철이 다가오는데 성급하게 쌀을 풀면 가격이 곤두박질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쌀값 상승세가 10월 햅쌀 출하 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10일마다 집계되는 가격은 여전히 1% 안팎의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정부 대책만으로는 공급 공백을 채우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일본, 반세기 만에 ‘감산 정책’ 접었다


비슷한 위기는 일본에서도 벌어졌다. 지난해 기록적 폭염으로 벼 생육이 망가지고, 수십 년간 이어온 감산 정책까지 겹치면서 쌀값이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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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급등과 정책 / 출처 : 연합뉴스


일본 정부는 결국 50년 만에 감산 기조를 공식 폐기하고 증산 정책으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본 농정사에서 ‘역사적 전환’으로 불리고 있다.


일본의 사례는 한국에도 중요한 신호를 준다. 단기적인 가격 안정책만으로는 기후와 수요 불안을 막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재고 관리와 유통 구조 개편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한국의 쌀값 불안도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이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 필요한 것은 구조적 해법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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