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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9천만 원도 부족" 서민들의 한숨

by 이콘밍글

서울 아파트, 연봉 9천은 돼야 문턱
지방 집값은 내려가고 격차는 확대
임대수익은 상위층에 집중되는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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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격차 확대 / 출처 : 연합뉴스


서울에서 아파트를 장만하려면 이제 연봉 9천만 원은 돼야 한다는 사실이 통계로 확인됐다.



KB부동산이 2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에서 아파트를 매입한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9173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8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9천만 원 선을 넘어선 수치였다.


소득은 치솟는데 집값은 더 앞서간다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은 같은 시기 9억 7천만 원으로 나타났다. 가구 소득 대비 아파트 가격 비율(PIR)은 10.6배였는데, 이는 한 가구가 버는 소득의 10배 이상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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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격차 확대 / 출처 : 연합뉴스


같은 분기 기준 경기 아파트 매수 가구의 연평균 소득은 6174만 원, 인천은 5007만 원으로 집계됐다. 결국 수도권 전역에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의 소득 수준이 점차 상향되고 있다는 흐름이 드러났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상반기 물가 점검 과정에서 한국의 주택가격 양극화 지수가 중국을 제치고 주요국 중 가장 높아졌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한국의 지수는 1.5배에 육박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서울과 전국 간 집값 상승률 격차는 지난 2013년 말부터 올해 5월까지 무려 69.4%포인트에 달했다.


중국의 49.8%포인트, 일본의 28.1%포인트와 비교해도 차이가 확연했다.



특히 서울은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비수도권 광역시는 하락세를 보이며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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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격차 확대 / 출처 : 뉴스1


서울의 체감 자가 주거비는 월 229만원 수준이었는데, 전국 평균인 1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높았고 전남과 비교하면 4.7배에 달했다.


이 같은 부담은 소비를 위축시키고, 지방에서는 건설 경기 부진과 금융권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분석이었다.


서울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무주택 가구 비율이 50%를 넘어섰다. 내 집 마련이 점점 어려워진 서민들은 전월세 시장에 머무르고, 대출 규제의 여파로 전세 매물이 줄면서 결국 월세로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대책은 강화되지만 체감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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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격차 확대 / 출처 : 뉴스1


정부는 6·27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7월부터는 3단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시행했다.



그러나 이는 곧 소득이 충분히 높은 사람만 집을 살 수 있다는 현실을 굳히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집값은 기대 심리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며 “이를 관리하려면 구체적인 공급 대책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과 지방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대책 없이는 ‘집은 꿈’이라는 말이 당분간 바뀌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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