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과 K-엔진의 호황 / 출처 : 뉴스1
국내 선박 엔진 공장들이 밤낮없이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업계를 놀라게 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절반 남짓이던 가동률이 이제는 100%를 넘어서는 상황으로, 친환경 선박 수요 급증과 한미 간 대규모 협력이 맞물리며 엔진 산업이 초호황을 맞이했다.
HD현대중공업 엔진기계사업부는 올해 상반기 가동률이 무려 151.2%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단순히 공장을 가득 채운 것이 아니라 휴일까지 불을 밝히며 생산을 이어갔다는 의미였다.
조선업과 K-엔진의 호황 / 출처 : 뉴스1
한화엔진 역시 104.2%로 5년 만에 처음 100%를 넘겼고, HD현대마린엔진도 90%대로 뛰어오르며 불과 1년 전 60%대였던 가동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가동률이 100%를 넘겼다는 것은 직원들이 주말 특근까지 나서야 할 만큼 주문이 몰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가동률 상승은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HD현대중공업 엔진부문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84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한화엔진도 같은 기간 338억 원을 기록해 80% 이상 증가했고, HD현대마린엔진 역시 91% 가까이 늘어난 174억 원을 올렸다.
조선업과 K-엔진의 호황 / 출처 : 뉴스1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친환경 엔진이 있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이중연료 엔진 같은 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기존 디젤엔진보다 생산 시간이 더 걸리지만 가격이 높은 친환경 엔진 덕분에 업체들의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됐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마스가(MASGA)’ 프로젝트가 한국 조선업계의 새로운 기회로 떠올랐다. 지난 7월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무역협상 타결 자리에서 양국은 약 209조 원 규모의 조선 협력 패키지에 합의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이번 합의에서 조선업 협력이 가장 중요한 축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조선업과 K-엔진의 호황 / 출처 : 뉴스1
조선 협력 펀드는 미국 내 조선소 건설, 인력 양성, 공급망 재편 등 산업 전반을 포괄한다. 정부는 국내 빅3 조선사와 협력안을 마련해 구체적인 집행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는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경우 기자재 회사들까지 동반 진출하면서 세계 조선업 판도가 크게 흔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엔진업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돌아가고 있었다. 가동률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친환경 규제와 한미 협력이 동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 엔진사들이 이번 초호황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면 글로벌 조선업 경쟁의 판도를 새롭게 그릴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