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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00만 원도 부족해?" 중산층의 고민

by 이콘밍글

소득은 늘었는데 생활은 제자리
소비는 줄고 불안만 커졌다
지갑 닫히는 한국 가계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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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소득과 소비 위축 / 출처 : 뉴스1


올해 2분기, 가구당 소득은 평균 506만 원을 넘겼다. 숫자만 보면 살림살이가 나아져야 맞지만, 물가까지 고려하면 상황은 달랐다.



실질소득은 그대로였고, 소비는 되레 두 분기 연속 줄었다. 코로나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었다. 결국 ‘돈은 들어오지만 체감은 없다’는 현실이 드러난 것이다.


늘어난 소득, 하지만 생활은 달라지지 않았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명목소득은 전년보다 2.1% 늘었다. 근로소득, 사업소득, 이전소득 모두 조금씩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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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소득과 소비 위축 / 출처 : 연합뉴스


그러나 물가를 반영하면 실질소득은 그대로였다. 특히 자영업자가 줄면서 사업소득은 실질 기준으로 1.9% 떨어졌다. 가계에 들어오는 돈은 늘었지만 생활에 여유를 느끼기 어려운 이유다.


지출 구조를 보면 차이가 더 뚜렷했다. 월평균 지출은 387만 원을 넘었는데, 이 중 소비지출은 283만 원, 세금·연금·이자 같은 비소비지출은 104만 원이었다.


그런데 물가를 반영한 실질소비지출은 1.2% 줄어들었다. 두 분기 연속 감소였고, 이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말 이후 가장 큰 폭이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6월 기준 108.7로 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시장에서는 소비쿠폰을 쓰려는 손님이 늘었다는 반응도 나왔다.



하지만 큰돈이 들어가는 소비는 확 줄었다. 자동차 구입은 17%나 줄었고, 가전제품과 의류 같은 내구재 지출도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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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소득과 소비 위축 / 출처 : 연합뉴스


한 상인은 “손님은 많아도 실제로 돈을 크게 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지갑을 열고 싶은 마음과 현실은 따로 움직였다.


하위 20% 가구는 소득이 3% 늘고 소비도 4% 넘게 증가했다. 교육과 문화 지출이 많이 늘어난 것이 특징이었다.


반면 중산층은 지출을 줄였다. 교통, 오락, 가정용품 소비가 줄면서 전체 지출이 3% 이상 감소했다.


상위 20%는 의료비에는 돈을 더 썼지만 주거비나 교통비는 줄였다. 결국 상위 계층과 하위 계층의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다.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5배 이상이었다.


정부의 대책과 남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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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소득과 소비 위축 / 출처 : 연합뉴스


정부는 소비 회복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서둘러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쿠폰 지원, 가전 환급 등 여러 정책이 준비됐지만, 전문가들은 “소득이 늘어도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단기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불안한 경기 전망이 계속된다면 지갑이 다시 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형 지출을 미루는 현상이 장기화되면 내수 경기 회복도 늦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시장 모두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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