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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처음"…투자자들 패닉의 이유는?

by 이콘밍글

금값 은값이 동반 급등했다
관세 혼선과 금리 기대감이
불안한 투자심리를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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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은의 가격 급등 / 출처 : 연합뉴스


금과 은값이 동시에 치솟으며 전 세계 금융시장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뉴욕선물거래소에서 금 선물은 온스당 3,546.1달러로 마감했고 장중에는 3,557.1달러까지 올라 4개월 만의 최고 기록을 세웠다.


같은 날 은 선물은 온스당 41.73달러로 마무리되며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으로 40달러 선을 넘겼다. 흔들리는 경제 환경에서 투자자들이 위험을 피하고자 안전자산으로 몰린 결과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불을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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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은의 가격 급등 / 출처 : 연합뉴스


투자자들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에 열리는 회의에서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금리는 돈을 빌릴 때 내는 이자율인데, 이게 내려가면 은행에 돈을 넣어두거나 채권을 들고 있을 이유가 줄어든다. 대신 금 같은 실물 자산을 보유하는 매력이 커진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향해 노골적으로 금리를 더 내리라고 압박하고 있어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이 생겼다. 중앙은행이 정치의 눈치를 보게 되면 경제 운영이 불안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우려가 커지자 시장은 더 불안해졌고, 투자자들은 안전한 자산으로 몰려 금과 은 가격이 자연스럽게 뛰어올랐다.


지난 8월에는 1kg짜리 금괴와 100온스 금괴에 관세를 부과할지 여부를 두고 혼선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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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은의 가격 급등 / 출처 : 뉴스1


파이낸셜타임스가 미 세관국경보호국 문건을 인용해 두 규격이 관세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하자 금값은 장중 3,534달러까지 치솟으며 또 한 번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곧 백악관이 행정명령으로 1kg 바는 제외될 수 있다는 해명을 내놓으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뉴욕 선물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단위가 1kg 바인 만큼 관세 부과가 현실화되면 뉴욕과 런던 간 가격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단기 급등을 불러왔다가 진정된 셈이다.


위기 때마다 금과 은이 주목받는 이유

경기가 불안하고 정책 변수까지 커질 때 사람들은 가치가 지켜지는 자산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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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과 은의 가격 급등 / 출처 : 연합뉴스


금과 은은 희소성과 내구성 덕분에 오랫동안 가치 저장 수단으로 자리 잡았고, 인플레이션이 심해지거나 통화 가치가 떨어질 때마다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됐다.


세계 여러 나라의 중앙은행들은 달러에만 의존하지 않으려고 금을 꾸준히 사 모으고 있다. 이런 흐름이 금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도록 받쳐주고 있다.


이번에 나타난 급등 역시 금리 인하 기대와 관세 혼선이 겹친 불안한 상황 속에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얼마나 빠르게 시장을 움직이는지를 잘 보여준다.


앞으로도 경기 전망이 흔들릴 때마다 금과 은이 ‘최후의 피난처’로 부각되는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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