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 출처 : 연합뉴스
오는 9월 29일부터 중국 단체관광객이 비자 없이 한국을 여행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내년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는 이번 조치는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관광 산업을 살리기 위한 대책이다.
유통업계는 다시 몰려올 관광객을 맞이할 준비로 분주하지만, 실제로 지갑이 열릴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특히 지금까지 무비자 혜택을 독점해온 제주는 이번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 출처 : 뉴스1
무비자 대상은 전담여행사가 모집한 3명 이상 단체 관광객으로, 최대 15일 동안 전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정부는 10월 국경절 연휴 수요에 대비해 9월 22일부터 명단 조기 접수를 열어 혼란을 줄일 계획이다.
한편, 제주는 2002년부터 외국인 무비자를 허용해 중국 관광객을 끌어온 ‘특별 지역’이었다. 지난해 제주 방문 외국인 190만 명 중 73%가 중국인이었고, 올해 상반기에도 75%를 차지했다.
그러나 무비자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단체 수요가 육지로 분산돼 제주 특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제주~중국 직항 노선은 2016년 33개에서 현재 13개로 줄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비자 면제가 한국 방문 자체를 늘려 제주 관광객도 함께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 출처 : 연합뉴스
특히 서울과 부산을 거쳐 제주로 이동하는 연계 패키지 상품이 늘어나면 중국서울제주를 잇는 새로운 관광 루트가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제주는 개별여행객이 많아 단기 타격은 제한적이고, 단체 여행 후 재방문 수요를 제주로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관광객의 소비 방식도 바뀌었다. 과거에는 명품 화장품을 대량으로 사가는 모습이 흔했지만, 이제는 아이웨어, K-패션, 건강식품, 편의점 간식까지 영역이 넓어졌다.
단순히 쇼핑이 아니라 한국의 일상과 문화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전략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단체 관광객 무비자 / 출처 : 연합뉴스
면세점과 백화점은 단체 관광객이 돌아오길 기대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오른 숙박비와 패키지 가격, 전세기 확대 지연이 걸림돌로 남아 있다.
무엇보다 중국 내 여행 트렌드가 단체보다 개별 중심으로 옮겨간 점이 변수다.
정부는 음식·숙박·지역상권으로 파급 효과가 확산될 것이라 기대하면서도, 저가 관광과 강매를 막기 위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무비자 정책은 한국에서의 소비 경험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설계하느냐를 시험하는 무대다. 관광객이 어떤 기억을 남기고 어떤 지갑을 여느냐가 성공을 가를 핵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