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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지탱했던 한국GM, 충격적 소식

by 이콘밍글

소형 전기차 개발 중단에 철수설 확산
부평공장 인력 이동에 노조 강력 반발
노란봉투법·FTA 변화, GM 결정 영향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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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부평공장/출처-연합뉴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지엠기술연구소(GMTCK)에서 추진하던 소형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를 전격 중단했다.


이에 따라 한국GM의 국내 사업 철수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또한 부평공장 인력 이동과 자산 매각, 노조의 파업까지 이어지며 지역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GM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한미 FTA 무관세 혜택 소멸과 ‘노란봉투법’ 통과 등 복합적인 요인이 국내 사업 철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본사 지시로 소형 전기차 개발 중단

미국 GM 본사가 한국지엠기술연구소(GMTCK)에서 진행 중이던 소형 순수 전기차 ‘펀 볼트’ 개발 프로젝트를 최근 중단시켰다.


이 프로젝트는 2029년 양산을 목표로 추진되던 사업으로, 현재까지 30~40% 가량 진척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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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부평공장/출처-연합뉴스


GMTCK는 2019년 한국지엠에서 분리된 연구개발(R&D) 전담 법인으로, 인천 부평공장 내에 위치해 있다.


GM 측은 프로젝트 중단에 대해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결정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프로젝트 종료가 아니라, GM의 국내 사업 축소를 예고하는 신호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GM이 생산 차량의 90%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누려온 무관세 혜택이 최근 사라진 점은 GM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력 이동·자산 매각… 불안감 키우는 GM의 행보

GMTCK 사측은 개발 중단과 더불어 차량 개발 부문 인력 약 1800명을 올해 말부터 인천 청라 주행시험장으로 순차 이동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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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트랙스 크로스오버/출처-쉐보레


그러나 해당 시험장은 약 400명 규모 인력만 수용 가능한 시설이어서, 이 같은 조치가 사실상 구조조정을 위한 전초 단계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강창묵 GMTCK지회장은 “기존 부평공장 부지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인력 이동을 통보했다”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철수설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이런 조치는 노사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GM은 이미 전국 9개 직영 서비스센터를 매각한다고 밝힌 데 이어, 부평공장 일부 부지의 자산 매각 계획도 공개한 바 있다. 생산라인 가동 일부 중단 역시 철수설에 힘을 실었다.


노사 간 극한 대립… “2018년 악몽 재현 안 돼”

노조 측은 사측의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이 노사 임금·단체협약 협상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향후 정부와의 협상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GM은 2018년 군산공장 폐쇄 당시 경영 위기 속에서 정부의 공적자금 8100억 원을 지원받았고, 당시 조건으로 10년간 한국 사업장을 유지하기로 약속했다. 이 약속은 오는 2027년 말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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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부평공장/출처-뉴스1


오민규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정책자문위원은 “사측은 겉으로는 철수설을 부인하면서도, 내수 확대나 신차 배정과 같은 실질적인 대응은 없다”며 “철수 의사가 없다면 수출 차량 일부라도 국내 시장에 투입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수출 지역의 다변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측은 “미국 수출 비중이 크긴 하지만, 현재도 캐나다·멕시코 등 북중미는 물론 중동과 아세안 일부 지역에도 수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국내 소비자의 다양한 수요에 부합하는 차종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


“노란봉투법”도 변수… GM 본사 “사업장 재평가 가능성” 언급

이번 철수설의 또 다른 배경으로는 지난 국회에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거론되고 있다.


한국GM 헥터 비자레알 사장은 해당 법안과 관련해 정부에 재고를 요청하며 “법안 통과로 인해 GM 본사로부터 한국 사업장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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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트레일블레이저/출처-쉐보레


한국GM 노동조합은 이에 맞서 9월 1일부터 부분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노조는 “고용 불안 해소와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한 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규백 한국지엠지부장은 “2018년처럼 GM 본사의 의중에만 의존하는 협상은 반복돼선 안 된다”며 “2027년이 되기 전에 정부와 협력해 독자적인 생존 전략과 경쟁력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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