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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업계의 몰락, 직원들 '발 동동'

by 이콘밍글

공항 면세점, 임대료 싸움에 갇혔다
늘어난 관광객, 그러나 닫힌 지갑
이제 문제는 철수냐, 버티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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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면세점 임대료 싸움 / 출처 : 뉴스1


관광객은 확실히 늘었는데 매출은 오히려 줄고 있다는 점이 공항 면세점의 현실을 보여준다.


한국면세점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면세점 매출은 9199억 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8.6% 줄었다.


같은 기간 면세점을 찾은 고객은 9.2% 늘었지만 1인당 구매액은 42만 6천 원에서 35만 6천 원으로 크게 줄었다. 보따리상이 대량 구매를 하던 시절에 1인당 구매액이 200만 원을 넘었던 것과 비교한다면 엄청난 감소다.


임대료 인하를 거부한 인천공항,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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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면세점 임대료 싸움 / 출처 : 연합뉴스


임대료 문제는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 면세점과 인천공항의 갈등은 사실 2023년 7월 입찰 때부터 싹이 트기 시작했다.


당시 신라와 신세계는 다른 업체들보다 훨씬 높은 가격을 써내면서 사업권을 따냈다.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무리한 가격을 써낸 셈이다.


문제는 이후에 터졌다. 예상보다 소비가 줄어들면서 매출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자, 두 면세점은 매달 수십억 원씩 적자를 보게 됐다.


버티기 힘들어진 신라와 신세계는 임대료를 깎아 달라며 법원에 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공항은 “공개입찰로 본인들이 써낸 가격”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만약 이를 허용하면 다른 업체와의 형평성에도 어긋나고, 앞으로도 일부 업체들이 무리한 가격을 써낸 뒤 나중에 조정을 요구하는 잘못된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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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면세점 임대료 싸움 / 출처 : 뉴스1


결국 법원이 움직였다. 지난 5일 인천지방법원은 기존보다 약 25% 낮춘 임대료가 적정하다는 강제조정안을 양측에 보냈다.


그러나 이 조정안은 강제력이 없었고, 공항은 곧바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신세계에 대한 조정안도 곧 나올 예정이지만 결과가 달라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 때문에 면세점은 소송을 이어가며 장기간 버틸지, 아니면 아예 인천공항에서 철수할지를 두고 갈림길에 섰다.


갈등은 이렇게 입찰에서 시작해 적자, 법적 다툼, 법원의 조정, 그리고 공항의 거부로 이어지며 점점 더 꼬여가고 있다.


소비 패턴 변화를 따라야 살아남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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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면세점 임대료 싸움 / 출처 : 뉴스1


문제의 근본에는 소비 변화가 있다. 외국인 방문객 수와 구매 인원은 늘었지만 구매액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 7월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보다 23% 이상 늘었지만 면세 구매액은 14% 감소했고, 6월보다도 22% 줄었다.


면세점이 살아남으려면 단순히 임대료를 낮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품 구성, 체험 공간, 결제 서비스 등 전반적인 변화를 통해 고객이 굳이 공항에서 지갑을 열어야 할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면세점 문제의 해답을 찾지 못하면 철수 논란은 현실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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