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의 실적 / 출처 : 연합뉴스
“다들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오히려 돈은 더 벌었다니 믿기지 않는다.” 최근 발표된 대우건설의 실적 전망에 대한 한 업계 관계자의 평가다.
실제로 많은 건설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대우건설은 전체 매출이 다소 줄었음에도 실제 남는 이익은 무려 31%나 늘어나는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 그 비결은 바로 세계를 무대로 한 거침없는 행보에 있었다.
가장 놀라운 소식은 유럽에서 들려왔다. 대우건설이 체코에 새로 짓는 원자력 발전소 공사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대우건설의 실적 / 출처 : 연합뉴스
원자력 기술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에서, 그것도 한국 기업 최초로 공사 전체를 책임지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따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는 한국수력원자력, 한전기술 같은 우리나라 대표 공기업들과 한 팀(‘팀코리아’)을 이뤄 세계적인 회사들과 경쟁해서 얻어낸 결과다.
우리나라 건설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 셈이다.
대우건설의 이런 저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래전부터 아프리카나 중동처럼 남들이 가기 꺼리는 험한 곳에서 수많은 다리와 건물을 지으며 실력을 쌓아왔다.
대우건설의 실적 / 출처 : 연합뉴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라크에 세계에서 가장 긴 방파제를 건설한 일은 지금도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이러한 뚝심과 신뢰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중앙아시아의 투르크메니스탄에서 1조 1천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비료 공장을 짓는 계약을 맺는 쾌거를 이뤘다.
정원주 회장이 직접 현지를 수차례 방문하며 공을 들인 이 사업을 통해, 대우건설은 중앙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새로운 거점을 마련하게 됐다. 이는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장기적인 포석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해외에서의 눈부신 활약은 탄탄한 국내 기반이 있기에 가능했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는 우려 속에서도, 대우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는 굳건한 위상을 지키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1만 3천 가구가 넘는 아파트를 공급하며 업계에서 가장 많은 집을 지었다.
대우건설의 실적 / 출처 : 대우건설 제공
특히 부산에서 선보인 최고급 주거 단지는 내놓자마자 전부 팔려나갈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이처럼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 해외에서 과감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튼튼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한 전문가는 “수익성이 높은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안정적인 국내 주택 사업으로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전략이 불황을 이기는 열쇠”라고 분석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얄팍한 기술이 아닌, 오랜 시간 축적된 진짜 실력이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대우건설이 몸소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