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 6/출처-현대차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전략이 또다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미국 최대 자동차 플랫폼 ‘카즈닷컴(Cars.com)’이 발표한 ‘2026 전기차 톱 픽(Top EV Picks)’에서 현대차의 전기 세단 ‘아이오닉 6’와 2열 SUV ‘아이오닉 5’가 각각 부문 최고 모델로 선정됐다.
두 모델이 나란히 수상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쌍끌이 호평에도 불구하고, 최근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해 현지 판매에는 큰 제약이 따르고 있다.
카즈닷컴은 2025년형 신차 및 완전 변경 모델을 대상으로 총 6개 부문에서 전기차를 평가해 ‘2026 전기차 톱 픽’를 선정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아이오닉 6’는 ‘최우수 전기 세단(Electric Car)’ 부문에서, ‘아이오닉 5’는 ‘최우수 2열 전기 SUV(Two-Row Electric SUV)’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다.
아이오닉 6/출처-현대차
이번 평가에서 카즈닷컴은 아이오닉 6에 대해 “매끄러운 디자인, 편안한 실내, 최대 342마일(약 550km)의 주행거리와 18분 만에 가능한 초고속 충전 성능을 갖춘 완성도 높은 차량”이라고 평가했다.
아이오닉 5에 대해서는 “직관적인 조작계, 넓은 화물 공간, 빠른 충전 속도 등으로 운전자에게 일상적인 편안함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수상 모델을 선정한 카즈닷컴 디트로이트 지사장 애런 브래그먼은 “현대차는 주류 EV 시장에서 기준을 새롭게 세우고 있다”며 “두 모델 모두 실용성과 효율, 기술력을 두루 갖췄다”고 언급했다.
이번 수상은 품질, 기술 혁신성, 가격 대비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이며 현대차는 지난 해에 이어 같은 부문에서 연속 수상이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아이오닉 6/출처-현대차
아이오닉 5와 6가 이처럼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에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가 있다.
현대차는 이 플랫폼을 통해 세계 최초로 800V급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18분 만에 배터리 용량의 80%까지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
이외에도 긴 휠베이스와 평평한 바닥 설계를 통해 뛰어난 실내 거주성을 확보했고, 차량 내 전력을 외부로 공급하는 ‘V2L(Vehicle to Load)’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아이오닉 5/출처-현대차
아이오닉 5는 전장 4635mm, 전폭 1890mm, 전고 1605mm의 차체에 3000mm의 휠베이스를 갖췄다. 84.0kWh 배터리 사양 기준으로 1회 충전 시 488km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아이오닉 6는 전장 4855mm, 전폭 1880mm, 전고 1495mm이며 휠베이스는 2950mm이다. 84.0kWh 배터리를 탑재해 국내 인증 기준 562km의 주행거리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차 북미법인 제품 기획 디렉터 리키 라오는 “혁신적인 디자인과 효율성, 첨단 기술을 결합한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이번 수상은 현대차 엔지니어링의 우수성을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의 전기차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것은 분명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최근 미국 정부가 부활시킨 25%의 수입차 관세가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현재 두 모델 모두 한국에서 생산되어 미국에 수출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경쟁 업체 대비 현지 소비자 가격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특히 일본 및 유럽계 브랜드들이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도 ‘가격 장벽’을 넘지 못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점에서 위기감을 안고 있다.
아이오닉 5/출처-현대차
이번 수상은 현대차의 기술력과 제품력을 전 세계에 다시 한번 각인시킨 성과지만, 동시에 미국 현지 생산 확대 등 전략적인 대응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한 계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