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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하던 韓경제, 웃음 거둔 이유는?

by 이콘밍글

수출 호조에 가려진 위기 신호
조업일수 늘어난 ‘착시 효과’…
미국 관세 장벽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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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수출입 동향 / 출처 : 연합뉴스


“역대 최대 수출액 경신!” 지난 9월, 한국 무역 성적표에 찍힌 화려한 기록이다. 하지만 이 반가운 소식 이면에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경고등이 깜빡이고 있다.



명절 연휴 덕에 생긴 ‘착시 효과’와 거세지는 미국의 무역 장벽이 바로 그것이다.


숫자는 늘었지만, 속은 타들어 간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수출액이 659억 5천만 달러(약 92조 5500억 원)를 기록하며 3년 6개월 만에 월간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7%나 증가한 수치로, 무역수지 역시 95억 6천만 달러(약 13조 4100억 원) 흑자를 기록하며 7년 만에 가장 큰 흑자 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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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수출입 동향 / 출처 : 연합뉴스


이러한 호성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와 자동차였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 발달로 수요가 폭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 덕에 반도체 수출액은 166억 1천만 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자동차 역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역대 9월 중 가장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 숫자에는 숨겨진 함정이 있다. 올해는 추석 연휴가 10월에 있지만, 작년에는 9월에 있었다. 이로 인해 지난 9월의 일하는 날(조업일수)이 작년보다 4일이나 많았다.



이 효과를 제외하고 하루 평균 수출액을 계산해 보면, 오히려 1년 전보다 6.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거세지는 미국의 관세 장벽, 대안은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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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수출입 동향 / 출처 : 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핵심 시장인 미국으로의 수출길이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대미 수출은 전년 대비 1.4% 감소하며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미국 정부의 관세 인상 조치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 경제 전문가는 미국의 관세 정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와 같은 주력 산업의 타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우리 기업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시장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이나 독립국가연합(CIS) 등 새로운 시장 개척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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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수출입 동향 / 출처 : 연합뉴스


그 결과, EU로의 자동차 수출은 54% 급증했으며, 이는 우리 기업들의 뛰어난 위기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의 관세 조치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업들이 수출 시장을 다변화해 이룬 값진 성과”라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기민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9월의 수출 실적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위험 요인들을 직시하고 대비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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