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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2.5배?" 반도체 인재들의 충격 선택...

by 이콘밍글

AI 시대, 반도체 인재 전쟁 발발
해외 기업의 파격적 조건에 속수무책
국내 기업, 뒤늦게 보상 시스템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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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인재 전쟁 / 출처 : 연합뉴스


“국내 연봉의 2.5배를 받을 수 있다는데….” 한 IT 기업 연구원의 고민은 한국 반도체 산업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슈퍼 사이클’의 막이 올랐지만, 정작 핵심 인재들은 더 나은 조건을 찾아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연봉 3배’ 유혹… 흔들리는 K-반도체 심장부


AI 시대의 개막과 함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그야말로 ‘인재 전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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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인재 전쟁 / 출처 : 뉴스1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선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핵심 인력은 해외 경쟁사들의 제1 타깃이 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은 최근 한국 지사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출신 인재를 겨냥, 기존 연봉의 2~3배에 달하는 파격적인 금액과 장기적인 주식 보상(RSU)을 제안하며 노골적인 인재 빼가기에 나섰다.



인텔 역시 자체 HBM 개발을 선언하며 높은 수준의 보상 패키지로 국내 엔지니어들을 유혹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수치로도 증명된다. 김종민 무소속 의원이 미국 국무부 통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엔지니어 등 고숙련 인재에게 영주권 기회를 주는 EB1·EB2 비자를 발급받은 한국인은 5,847명으로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구 10만 명당 11.3명꼴로, 일본(0.66명)이나 대만(6.41명)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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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인재 전쟁 / 출처 : 연합뉴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최근 5년간 직원 수 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러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뒤늦은 인재 지키기… ‘보상 혁신’이 관건


위기감을 느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인재 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0월 월간 하이닉스 탤런트’를 통해 HBM 회로 설계 등 10개 직무에서 두 자릿수 규모의 경력직 채용을 진행했다.



삼성전자 역시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절차를 밟고 있으며, 대만에서 메모리 반도체 경력 엔지니어를 채용하는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인재 확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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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인재 전쟁 /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성과급 위주의 보상 체계로는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경직된 노동 시장과 연공서열 중심의 낡은 보수 체계가 핵심 인재의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삼성전자는 최근 전 직원을 대상으로 3년간의 성과에 따라 자사주를 지급하는 성과연동 주식보상(PSU) 제도를 공식화했다.



SK하이닉스 또한 임원급을 대상으로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 제도를 운영하며 장기적인 보상 시스템 마련에 착수했다.



글로벌 인재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보상 시스템 대수술’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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