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줘도 못 구한다"... 원자재 가격 폭등의 배경은

by 이콘밍글

스마트폰부터 전기차까지,
첨단 기술의 숨겨진 그림자
핵심 광물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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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가격 상승 / 출처 : 연합뉴스


“돈을 줘도 물건을 구할 수가 없다.” 최근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이나 은 같은 전통적인 귀금속은 물론, 구리와 알루미늄처럼 산업의 뼈대를 이루는 금속 가격까지 덩달아 치솟으며 전 세계 경제에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첨단 산업의 심장, 그런데 공급은 중국 손에


문제의 핵심에는 인공지능(AI), 전기차, 차세대 통신 등 첨단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이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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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가격 상승 / 출처 : 연합뉴스


원자재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는 2035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가 지금보다 24%나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을 감당하고 수많은 전기차를 움직이게 하려면 엄청난 양의 구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특정 국가에 대한 높은 의존도다. 특히 반도체와 열화상 카메라, 광섬유 케이블 등에 사용되는 희귀금속 게르마늄은 중국이 사실상 전 세계 생산을 독점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지난해 말부터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통제를 대폭 강화했다.



이는 미국의 반도체 기술 제재에 대한 맞불 조치로, 핵심 자원을 무기처럼 사용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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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가격 상승 / 출처 : 연합뉴스


공급의 목줄을 죄자 가격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영국 원자재 정보업체 패스트마켓츠의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초 킬로그램당 1천 달러에 불과했던 게르마늄 가격은 최근 5천 달러에 육박하며 14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폭등했다.



다른 금속들도 예외는 아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선물 가격은 톤당 9200달러를 돌파하며 1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고, 알루미늄 가격 역시 한 달 새 5% 가까이 상승했다.



일부 컨설팅사는 내년 알루미늄 가격이 현재보다 최대 45% 더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과 은 가격 또한 지난 1년간 각각 40%, 50% 넘게 급등하며 원자재 시장 전반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자동차부터 선박까지…한국 제조업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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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가격 상승 / 출처 : 연합뉴스


이러한 ‘금속 인플레이션’은 한국처럼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국가에 치명적이다.



자동차 경량화에 필수적인 알루미늄과 배선에 들어가는 구리 가격이 오르면, 이는 고스란히 최종 소비자인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이 최근 국내 기업인 고려아연과 게르마늄 구매 계약을 맺는 등,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을 벗어나 새로운 공급처를 찾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김수경 책임연구원은 “폐자원에서 핵심 광물을 추출하는 재활용 기술과 대체 소재 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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