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역대 최대 실적 / 출처 : 연합뉴스
“요즘 잘 나간다는 AI, 그 뒤에는 SK하이닉스가 있었다.” 반도체 시장의 오랜 부진을 뚫고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이라는 날개를 달고 화려하게 비상했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 11조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며,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기업 ’10조 클럽’에 가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SK하이닉스는 29일, 2025년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24조 4,489억 원, 영업이익 11조 3,834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약 40%, 영업이익은 무려 60% 이상 급증한 수치다. 단 3개월 만에 벌어들인 순이익만 12조 5,975억 원에 달한다.
SK하이닉스 역대 최대 실적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SK하이닉스 실적의 일등 공신은 단연 ‘고대역폭 메모리(HBM)’다. HBM은 여러 개의 D램 반도체를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높이 쌓아 올린 뒤, 수천 개의 미세한 구멍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극대화한 고성능 메모리다.
최근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는 HBM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SK하이닉스는 이 HBM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압도적인 1위 기업이다.
HBM은 일반 D램보다 5배 이상 비싸게 팔리다 보니, 전체 D램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회사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이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SK하이닉스 역대 최대 실적 / 출처 : 연합뉴스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이 수익성 높은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일반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공급이 달리자 우리가 흔히 쓰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일반 메모리 반도체 가격까지 덩달아 오르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위한 투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하이닉스 역대 최대 실적 / 출처 : 뉴스1
이미 차세대 제품인 ‘HBM4’ 개발을 마치고 올해 4분기부터 출하를 시작,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청주에 짓고 있는 신규 공장(M15X)의 가동을 앞당기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미국 인디애나주 패키징 공장 건설도 차질 없이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AI 기술 혁신이 메모리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꾸고 있다”며,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AI 메모리 시장의 리더 자리를 굳건히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AI가 불러온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 속에서 SK하이닉스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