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6/출처-기아
스웨덴 최대 중고차 거래 플랫폼이 최근 실시한 대규모 테스트에서, 대부분의 중고 전기차가 여전히 높은 배터리 성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차 1300대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는 기아의 EV6와 니로EV가 가장 우수한 배터리 건강도를 기록했다. 해당 결과는 중고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신뢰 형성에 중요한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스웨덴 예테보리에 본사를 둔 크비드빌(Kvdbil)은 최근 중고 전기차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1300대 이상을 대상으로 배터리 건강도(State of Health, SoH)를 측정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지표는 배터리의 현재 성능이 출고 시 대비 얼마나 유지되고 있는지를 수치로 나타내는 방식이다.
EV6/출처-기아
분석 결과, 전체 차량의 79%가 SoH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기아 브랜드가 전기차(EV)와 PHEV 부문 모두에서 최상위 성적을 기록했다.
특히 EV6와 니로EV는 SoH 수치가 95%를 넘는 수준을 보여 “클래스 최고” 평가를 받았다. 이는 해당 차량들이 수년간 운행된 중고 상태에서도 초기 성능을 거의 잃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전기차 부문 상위권에는 테슬라 모델 Y, 볼보 XC40 리차지, 오펠 모카-e, 아우디 Q4 e-트론 등이 뒤를 이었다. PHEV 부문에서는 기아 스포티지와 옵티마가 각각 1, 2위를 차지했고, 볼보 XC60과 V60 역시 안정적인 성능을 보여 5위권 내에 포함됐다.
스포티지/출처-기아
크비드빌의 테스트 책임자인 마르틴 라인홀드손은 “대부분의 배터리는 시간 경과에 따른 성능 저하가 매우 완만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하며 “배터리 셀 냉각 기술과 충전 제어 시스템 같은 첨단 설계가 주요 원인”이라고 평가했다.
모델 Y/출처-테슬라
다만 이번 테스트는 주행거리나 차량 연식 등의 조건을 통일한 것은 아니어서, 특정 브랜드의 성능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예를 들어, 테슬라 차량의 평균 주행거리나 연식이 다른 브랜드보다 높을 경우 SoH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고 전기차 배터리 성능이 전반적으로 매우 양호하다는 점은 확인됐다.
크비드빌은 “사용된 전기차의 상당수가 여전히 90% 이상의 배터리 성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히며 소비자들이 흔히 갖는 ‘중고 전기차는 수명이 짧다’는 불안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라인홀드손은 배터리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실용적인 방법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충전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배터리 성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며 일상적으로는 배터리 잔량을 20~80% 사이로 유지하고 급속충전은 가급적 피하며, 장시간 방치 시에는 40~60% 수준으로 유지할 것을 권장했다.
그는 이어 “현대 전기차의 냉각 기술과 설계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관리만 잘하면 중고차라도 배터리 성능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니로 EV/출처-기아
이번 크비드빌의 대규모 실차 테스트 결과는 중고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오랜 불신을 데이터로 반박한 사례다.
기아를 비롯한 주요 브랜드의 전기차가 높은 수준의 배터리 성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고 전기차 시장에 대한 신뢰도는 이전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배터리 수명은 차량 설계뿐 아니라 운전자의 관리 습관에도 영향을 받는 만큼, 적절한 사용과 충전 방식이 병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