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Y/출처-테슬라
주행 중 갑자기 반토막 난 주행거리. 일부 테슬라 오너들이 겪고 있는 이 납득하기 어려운 문제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 테슬라의 국내 판매 5만대 돌파를 앞두고 커다란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기록을 경신 중인 테슬라는 배터리관리시스템(BMS)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들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11월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총 4만 7962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8% 증가한 수치로, 2017년 국내 시장 진출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다.
모델 Y/출처-테슬라
이 같은 상승세는 신형 모델 Y가 주도하고 있다. 모델 Y는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연속 수입차 모델별 판매 1위를 유지하며 테슬라의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10월 한 달간 3712대가 추가로 등록돼, 모델 Y 누적 판매량은 4만 747대에 도달했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 유지된다면 단일 차종으로는 이례적인 ‘5만대 돌파’도 가능할 전망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여세를 몰아 사이버트럭의 국내 상륙 준비도 시작했다. 최근 평택항을 통해 차량이 들어온 사실이 확인되면서 향후 판매 확대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의 고속 질주는 예상치 못한 기술 이슈에 제동이 걸렸다. 바로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오류다.
‘BMS_a079’라는 코드로 불리는 이 문제는 차량의 충전 한도를 50%로 제한시키고,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를 100km 이하로 줄이는 증상을 동반한다.
모델 3/출처-테슬라
이 같은 현상을 겪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이 배터리 성능에 달린 만큼, BMS 오류는 제품 품질 전반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진다.
이에 테슬라는 지난달 문제 대응책을 내놓았다. 해당 문제를 겪은 차량에 대해 보증기간을 2년 또는 4만km 연장하고, 무상 수리 및 점검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연내 고객지원센터 인력을 늘리고 BMS 전담 지원 채널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일부 차량 오너들은 근본적인 원인 규명이나 신품 배터리 교환, 자비 수리 고객에 대한 보상 등 실질적인 조치가 빠졌다는 점에서 책임 회피에 가깝다고 비판하고 있다.
판매량만 놓고 보면, 테슬라는 올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간격을 빠르게 좁히고 있다. KAIDA에 따르면 같은 기간 벤츠는 총 5만 4121대를 등록했으며 테슬라와는 6159대의 격차가 있다.
사이버트럭/출처-테슬라
연말까지 두 달이 남은 가운데, 테슬라가 벤츠를 제치고 2위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테슬라의 10월 신규 등록 대수는 4350대로 전월 대비 52%나 줄어든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통상 2개월 단위로 물량을 들여오는 특성상, 이번 감소가 일시적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편, 벤츠 역시 10월 한 달간 5838대를 판매하며 점유율을 지키고 있다. 더불어 연말 재고 소진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도 예고돼 있어, 테슬라와의 경쟁은 여전히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
결국 테슬라의 국내 연간 판매 5만대 달성 여부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브랜드 신뢰 회복’이라는 더 큰 시험대에 올랐다.
시장에서는 양적 성장 못지않게, 이번 BMS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향후 테슬라 판매 흐름 전체를 좌우할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모델 Y/출처-테슬라
테슬라가 최종적으로 5만대 판매 고지를 밟을 수 있을지는, 수치보다 소비자 신뢰와 품질 관리 역량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