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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들이 뜯어본다고?”… 현대차 신기술 정체

by 이콘밍글

고출력·고효율 모두 잡은 기술
전기차 인버터의 혁신적 진화
경쟁사도 주목한 국내 원천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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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스테이지 모터시스템/출처-현대차그룹


경쟁사들이 현대차∙기아 전기차를 구매해 직접 분해했다는 말이 들려왔다. 그 중심엔 ‘2-스테이지 모터시스템’이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 기술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 기술은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고출력과 고효율의 양립을 가능하게 만든 현대차그룹의 독자 기술이다.


현재 EV6 GT, 아이오닉 5N, 아이오닉 6N, 아이오닉 9, 넥쏘 등 다양한 모델에 적용돼 실차 성능으로도 입증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기술의 작동 원리를 지난 10일 자사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며 대중과의 기술 소통에 나섰다. 앞서 공개된 ‘브레이크 작동 원리’ 영상에 이어, 전기차 핵심 기술을 일반 소비자에게 쉽게 설명하려는 일환이다.


기존 한계 넘은 인버터 설계, ‘2개처럼 작동하는 1개’

전기차에서 배터리와 모터 사이를 이어주는 인버터는 차량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다. 하지만 업계는 고출력을 추구하면 효율이 떨어지고, 효율을 올리면 출력이 제한되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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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스테이지 모터시스템/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이 문제를 ‘2-스테이지 모터시스템’이라는 방식으로 풀었다.


기존 인버터는 실리콘 카바이드(SiC) 기반 전력반도체 6개로 구성된 스위치 세트 1개를 사용한다. 현대차는 여기에 실리콘 기반 전력반도체 6개 세트를 추가해 총 12개의 스위치로 구성된 구조를 구현했다. 인버터 하나로 마치 두 개처럼 작동하게 만든 것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는 두 세트의 조합이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효율이 높은 기존 세트만을 사용한다. 고출력·고속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두 세트를 동시에 구동해 최대 전압을 70%까지 높일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400V 배터리 시스템으로도 약 675V 수준의 효과를 내는 것이 가능하다.


전환도 매끄럽게, ‘절환’ 제어 알고리즘의 역할

스위치 수가 두 배로 늘면서 제어 복잡도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기존 6개 스위치 세트에서는 8가지 제어 조합만 있었지만, 12개로 구성되면 그 수는 크게 늘어나 정밀한 제어가 필수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자체 제어 기법과 ‘모드 절환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이 알고리즘은 각 모드 간 전환이 운전자에게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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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스테이지 모터시스템/출처-현대차그룹


모터 구조 역시 고성능 구현에 최적화됐다. 현대차는 기존의 폐쇄 권선(CEW) 방식이 아닌 개방 권선(OEW) 방식을 채택해, 전압을 한 방향이 아닌 두 방향으로 인가하는 설계를 적용했다.


이 방식은 대한전기학회 2025 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기존 방식보다 전압 인가가 약 1.732배 높고 전력 손실도 줄어든다. 그 결과 배터리 상태(SOC) 유지율이 향상된다.


대통령상 기술, 특허 47건

이러한 기술적 진보는 정부와 업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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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스테이지 모터시스템/출처-현대차그룹


2024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대한민국 기술대상’에서 2-스테이지 모터시스템은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현재 이 기술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에서 총 47건의 특허가 출원된 상태다.


이 기술을 개발한 연구원들은 “고출력과 고효율을 동시에 실현한 모터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대통령상을 받았을 때, 그리고 경쟁사가 우리의 전기차를 구매해 분해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정말 의미 있는 일을 했다는 자부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성능 전기차에 이미 적용, 기술 확산 예정

2-스테이지 모터시스템은 현재 기아 EV6 GT, 아이오닉 5N, 아이오닉 6N, 아이오닉 9, 올 뉴 넥쏘 등에 적용되어 있으며 사용자들로부터 실주행 성능에 대한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출시될 전기차에도 이 시스템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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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스테이지 모터시스템/출처-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이번 기술 영상 공개를 통해 기술 기반의 고객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공개된 ‘브레이크 작동 원리’ 영상에 이어, 핵심 구동 기술을 대중과 공유하는 방식이다.


2-스테이지 모터시스템은 넘어 전기차 동력 시스템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그 기술적 완성도와 효율성은 업계 안팎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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