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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는 바꿔야 팔려요..” 르노가 내린 조치는

by 이콘밍글

EV 판매 부진에 전략 수정 나선 르노
하이브리드·레인지 익스텐더 카드 꺼내
전기차 전용 플랫폼 유연성 강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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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메간/출처-르노


한때 전기차 전환의 선두에 섰던 프랑스 르노가 결국 방향을 틀었다.


대표 EV 모델인 ‘메간’과 ‘세닉’이 기대 이하의 성과를 내면서, 르노는 다시 내연기관 기반 파워트레인을 라인업에 포함시키는 결정을 내렸다.


2028년부터는 순수 전기차에 더해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 연장형(Range Extender) 전기차를 포함하는 새로운 멀티 에너지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REX 포함한 새 전동화 플랫폼 추진

르노는 11월 9일(현지 시각), 파리 본사 쇼룸에서 열린 신형 ‘트윙고’ 공개 행사에서 향후 중기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르노그룹 신임 CEO 프랑수아 프로보는 “향후 중기 계획의 핵심은 보다 큰 차급의 개발”이라며 “유럽 중심의 C세그먼트에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과 다양한 솔루션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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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메간/출처-르노


이번 전략의 핵심은 전동화 파워트레인 다변화다. 르노는 2028년부터 순수 전기차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주행거리 연장형(REX) 전기차를 아우르는 멀티 에너지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 플랫폼은 차세대 ‘메간’을 비롯해, 현재 내연기관 또는 하이브리드로 운영 중인 ‘오스트랄’, ‘에스파스’, ‘라팔’ 등의 중형 SUV 후속 모델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유연성이다. 르노 브랜드 CEO 파브리스 캄볼리브는 Auto Express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개발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레인지 익스텐더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할 수 있도록 확장성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메간·세닉, 다시 내연기관 품는다

르노는 메간과 세닉을 3년 전 완전 전기차로 전환했지만, 판매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캄볼리브 CEO는 “전기차 보급이 예상만큼 빠르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레인지 익스텐더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같은 보완 기술이 필요하다”며, 이와 관련한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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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세닉/출처-르노


특히 르노는 엔진이 직접 바퀴를 구동하지 않고,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만 사용되는 직렬 하이브리드 구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캄볼리브는 “엔진이 직접 구동하지 않고 전기 트랙션만으로 차량이 움직이는 방식이 가장 논리적”이라며, 해당 시스템 채택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러한 전략은 기존 전기차에 대한 고객 불신을 완화하고,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일종의 ‘타협안’으로 보인다. 르노는 전기차 전용이었던 메간과 세닉의 차세대 모델에 하이브리드 또는 REX 파워트레인을 추가해 상품성을 높이고, 내연기관에 익숙한 소비자층까지 흡수하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호스’ 시스템으로 하이브리드 역량 강화

르노는 전동화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외부 파트너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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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블럼 콘셉트/출처-르노


르노는 중국 지리차, 사우디 아람코와 합작한 파워트레인 전문 법인 ‘호스(Horse)’를 통해 최근 콤팩트형 레인지 익스텐더 시스템을 선보였다.


이 시스템은 1.5리터 4기통 엔진, 발전기, 인버터를 일체형으로 구성했으며, 터보 사양 기준 최고 출력 161마력을 발휘한다. 유로7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하며, 기존 전기차 구조에도 손쉽게 결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 기술은 향후 르노의 새로운 멀티 에너지 플랫폼에 적용돼, 차세대 메간을 비롯한 다양한 중형 모델의 파워트레인 옵션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유럽 언론은 해당 플랫폼이 ‘엠블럼’ 콘셉트카를 기반으로 하는 ‘에스파스’ 후속 모델 등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 해법은 ‘배터리 개선’과 ‘페이스리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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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메간/출처-르노


하이브리드 시스템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르노는 당장 메간의 판매 부진을 해소하기 위한 단기 대책도 준비 중이다.


하나는 디자인 및 기능 일부를 개선한 페이스리프트 버전이다. 이미 위장막을 두른 신형 메간 프로토타입이 도로 테스트 중인 모습이 포착됐다.


또 다른 해법은 배터리 용량 확대다. 현재 메간에는 최대 60킬로와트시(kWh) 배터리가 적용돼 있으며 주행거리는 459km(285마일)다. 반면 세닉은 87kWh 배터리를 장착해 615km(382마일)를 주행할 수 있다.


르노는 메간에 닛산 리프의 75kWh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488km(303마일) 주행이 가능한 업그레이드 버전 출시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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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세닉/출처-르노


메간과 세닉의 전기차 전환이 예상만큼 성공적이지 못했던 현실은, 유럽 시장에서도 전기차 전환이 일방적일 수 없음을 보여준다.


르노가 내린 전략 수정의 선택은,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병행하는 보다 유연한 접근으로의 전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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