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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도 벌벌”… 곧 벌어질 中 전기차 공습

by 이콘밍글

한국 진출 선언한 中 전기차
BYD 선봉…지커·샤오펑 가세
국내 업계, 수입차 6위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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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X/출처-지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내수 시장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수출 공세에 나서면서, 한국이 주요 진출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


BYD를 시작으로 지커, 샤오펑 등이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예고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이미 한국 법인 설립과 채용, 판매 조직 구성을 마무리하고 내년 상반기 출시를 준비 중이다.


중국 전기차, 공급 과잉에 수출로 눈 돌리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 지난 10일 발표한 ‘중국 자동차 산업의 역설, 내권’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산업은 과잉 공급과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다.


보고서는 지난해 기준 중국 내 일정 규모 이상의 자동차 제조사 평균 가동률이 72.2%에 그쳤고, 실제 전체 제조사 평균은 약 50%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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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X/출처-지커


약 130개에 달하는 중국 전기차 제조사 중 지난해 흑자를 기록한 곳은 BYD, 테슬라 중국 법인, 리오토, 지리 등 4곳에 불과하다. 이처럼 경쟁 과열과 수요 포화로 인한 수익 악화가 중국 내수 시장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수출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중국 전기차 기업 세레스 그룹은 지난 5일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면서 1700억 홍콩달러(한화 약 32조 900억 원)를 조달했고, 이 중 약 20%를 해외 판매망 확대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레스 관계자는 “자본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술 혁신과 글로벌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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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라이언7/출처-BYD


BYD는 이미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1월 국내 진출 이후 지난달 824대를 판매하며 전체 수입차 브랜드 중 6위에 올랐다. 누적 판매량은 3781대에 달한다.


BYD는 현재 15개인 차량 판매장을 연내 30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샤오펑·지커, 법인 설립 완료…내년 출격 준비

BYD에 이어 샤오펑과 지커도 국내 진출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은 이미 한국 법인 ‘엑스펑모터스코리아’를 설립하고 등기를 완료했으며 글로벌 채용 플랫폼을 통해 ‘GTM 매니저 코리아’ 직무 채용을 진행 중이다. 해당 직무는 한국 시장 진입을 위한 마케팅 전략 수립, 딜러사 관리, 신차 인증 추진 등을 담당하는 핵심 역할이다.


샤오펑은 지난 5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2025 샤오펑 AI 데이’ 행사에서 다시 한 번 한국 진출 의지를 밝혔다. 구홍디 샤오펑 부회장은 “한국은 매우 유망한 전기차 시장이며 진입을 위해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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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출처-샤오펑


지커 또한 한국 법인 ‘지커인텔리전트테크놀로지코리아’를 올해 2월 설립하고, 전 아우디코리아 대표이사였던 임현기 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최근까지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홍보 매니저, 인사·총무 매니저, 애프터세일즈 책임자 등의 채용을 연이어 진행했으며 딜러사 선정 등 절차도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커는 내년 1분기 중형 전기 SUV ‘7X’의 국내 출시를 준비 중이다. 경쟁 차종으로는 현대 아이오닉 5, 기아 EV6, 테슬라 모델 Y 등이 언급된다. 브랜드 출범 행사는 이르면 12월 중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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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X/출처-지커


전기차 수요 급증한 한국, 中업체의 ‘새 먹잇감’

중국 업체들의 눈길이 한국에 쏠리는 배경에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도 작용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전기차 판매는 10만 3371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9만 2428대)을 이미 넘어섰고,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40%를 돌파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중국 업체들의 진출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샤오펑은 한국을 포함한 해외 진출국을 60개국으로 확대하고 2033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해외에서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내 시장에선 ‘중국판 카니발’로 불리는 샤오펑 X9에 대한 소비자 기대도 감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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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9/출처-샤오펑


한국자동차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해외 진출 전략은 국내 업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업계 관계자도 “중국 완성차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면 국내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면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넓어지고, 전체 전기차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전기차 기업들이 하나둘씩 한국 땅을 밟으면서, 시장 지형 자체를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경계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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