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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좀 심한 듯?”.. 수입차한테 밀린 국산차

by 이콘밍글

수입차는 웃고, 국산차는 울고
중견 3사, 내수·수출 모두 ‘흔들’
신차 공백에 점유율도 계속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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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닉 E-Tech/출처-르노


국내 중견 완성차 3사의 내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신차 부재와 주력 모델 부진이 겹친 가운데 수입차 브랜드의 공세는 거세지고 있다. 올해 들어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KGM), 한국GM 등 중견 3사의 국내외 실적은 모두 흔들리고 있으며, 특히 내수 시장에서의 부진은 산업 전반에 경고등을 켜고 있다.


내수 10만대도 위태, 점유율 ‘반토막’

지난달 국내 중견 완성차 3사의 내수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모두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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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그랑 콜레오스/출처-르노코리아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각 사 발표 자료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40.4% 줄어든 3810대, KG모빌리티는 21.5% 감소한 3537대, 한국GM은 39.5% 줄어든 1194대를 각각 판매했다. 특히 한국GM은 1000대 초반대로 밀려나며 국내 시장 존재감이 크게 희미해졌다.


이 같은 하락세는 계절적 요인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가 있었지만, 신차 효과 부재와 주력 모델의 경쟁력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르노코리아의 대표 중형 SUV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해 10월 5385대에서 지난달 2934대로 판매량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올해 8월 출시된 전기차 ‘세닉 E-Tech’도 지난달 22대에 그치며 흥행에 실패했다.


한국GM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959대로 전년 대비 36.7%, 트레일블레이저는 181대로 40.8% 각각 감소했다. 지난해 출시된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불과 14대가 팔리며 48.1% 하락한 성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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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 크로스오버/출처-쉐보레


3사 통틀어 올해 1~3분기 누적 내수 판매량은 8만 2464대로, 이 추세라면 연간 판매량 10만대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는 2020년 20만대를 기록했던 당시와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시장 점유율도 2021년 11.2%에서 지난해 7.6%로 하락했고, 올해는 더욱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수출에서도 엇갈린 실적, KGM만 ‘선방’

내수 부진에 이어 수출 실적도 희비가 갈리고 있다. 지난 3일 발표된 각사 10월 수출 실적에 따르면, 한국GM과 르노코리아는 수출 역시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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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쏘 EV/출처-KGM


한국GM은 수출 3만 8436대로 전년 대비 20.0% 감소했으며 르노코리아는 3391대를 수출해 44.1%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KG모빌리티는 5980대를 수출하며 전년 동월 대비 26.1% 증가했다. 특히 무쏘 EV(783대), 토레스 하이브리드(603대), 코란도(1013대) 등의 판매가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


KGM은 지난 9월 독일 출시를 시작으로, 지난달에는 튀르키예 현지에서 무쏘 EV 출시 행사를 여는 등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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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일블레이저/출처-쉐보레


한국GM은 수출 물량의 대부분을 트랙스 크로스오버(2만 4271대)와 트레일블레이저(1만 4165대)가 차지했다. 두 차종 모두 도심형 SUV로 해외 시장에서 여전히 경쟁력을 보이고 있으나, 전년 대비 감소세는 피하지 못했다.


하이브리드 비중 확대에도 성적은 ‘주춤’

르노코리아는 하이브리드 모델 중심으로 내수와 수출 비중을 확대하고 있지만, 전체 실적 개선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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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출처-르노코리아


지난달 국내 판매 차량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체의 약 62%를 차지했으며 수출 물량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랑 콜레오스 E-Tech는 2578대로 내수 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수출에서는 아르카나(1072대)와 그랑 콜레오스(1023대)가 주축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친환경차 전략에도 불구하고 르노코리아의 내수·수출 실적 모두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QM6(391대), 아르카나(447대), SM6(16대) 등의 모델들도 기대 이하의 실적을 기록하며 회복세로 이어지지 못했다.


한편 KG모빌리티는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리테일 운영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부산에 위치한 익스피리언스센터를 딜러십 운영 체제로 전환하며 고객 체험 기반의 판매 정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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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QM6/출처-르노코리아


10월 실적 발표를 통해 확인된 중견 완성차 3사의 성적표는 내수 시장 경쟁력 약화와 수출 의존 구조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냈다.


수입차 공세 속에서 국산 브랜드가 반등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다면, 시장에서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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