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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칼 빼들었다”…불만 쌓이자 결단 내린 테슬라

by 이콘밍글

테슬라·GM, 중국산 부품 축소 선언
미·중 무역 갈등에 공급망 재편 속도
K-배터리, 반사효과 기대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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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로보택시/출처-연합뉴스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산 부품을 배제하고 공급망을 재편하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테슬라와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미국 내 생산 차량에 들어가는 중국산 부품을 대체하기로 결정하며, 국내 2차전지와 부품 기업이 반사 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은 고관세와 미·중 무역 갈등 심화에 따른 공급망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테슬라, 美 생산 차량에서 중국산 부품 완전 배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차량에 대해 중국산 부품을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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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로고/출처-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테슬라는 미국 전기차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는 주요 협력업체들에게 “중국산을 배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 지침은 이미 일부 부품에 적용돼, 멕시코 등 다른 국가에서 생산된 부품으로 대체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테슬라는 향후 1~2년 내에 미국 내 생산 차량에서 사용하는 모든 부품을 비(非)중국산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는 미 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에 따른 비용 부담과 공급망 불안정성 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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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모델 Y 스탠다드/출처-테슬라


테슬라는 그동안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한 모델 3와 모델 Y에 중국산 부품을 약 95% 수준으로 사용해왔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변수로 지목되는 것은 배터리다. 특히 테슬라가 많이 사용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중국 CATL 의존도가 높았으나, 올해 들어 해당 배터리 사용을 중단했다.


테슬라는 이와 함께 네바다주에 자사 배터리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며 내년 1분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GM도 공급망 ‘탈중국’, 단계적 철수 지시

미국 자동차업계의 또 다른 거물인 제너럴모터스(GM)도 중국산 부품 비중 축소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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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출처-연합뉴스


12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GM은 최근 협력업체들에게 중국산 부품 공급망을 단계적으로 철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는 2027년까지 부품 공급망을 중국 외 지역으로 완전 이전할 계획이다.


GM 역시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이에 따른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속에서 탈중국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공급망 재편 움직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이 재시행되며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도 탈중국을 부추기고 있는 요인으로 본다. 예컨대 중국 정부는 최근 넥스페리아의 자동차용 반도체 수출을 일시적으로 제한한 바 있다.


이처럼 부품 수급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위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K-배터리’에 날개 달리나, 공급망 재편 반사효과

이처럼 테슬라와 GM이 탈중국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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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전기차용 배터리/출처-연합뉴스


테슬라가 중국산 LFP 배터리 사용을 중단하면서 기존 협력사인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 등이 대체 공급업체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배터리 생산 기반을 확장하고 있어, 테슬라의 공급망 재편에 적합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슬라의 자사 배터리 공장 건설 움직임은 한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에게 기술 협력 및 장비 납품 등의 간접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이는 배터리 기술과 생산 역량이 일정 수준 이상 요구되므로 제한적일 수 있으나,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다양한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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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출처-테슬라


한편, 애플도 희토류 자석을 포함한 핵심 부품의 공급망을 미국 내로 옮기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7월에는 미국 기업 MP머티리얼즈와 장기 계약을 체결해, 미국산 희토류 자석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로 했다. MP머티리얼즈는 원료 채굴부터 가공, 자석 생산, 재활용까지 전 공정을 미국 내에서 처리하는 체계를 구축 중이다.


이처럼 미국 내 주요 기업들의 공급망 재편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면서, 한국 소재 및 부품 기업들의 참여 여지가 더욱 커지고 있다.


미중 갈등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입지를 다시 정립할 수 있는 전환점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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