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스만/출처-기아
기아가 호주 시장에 야심차게 내놓은 첫 중형 픽업트럭 ‘타스만’이 출시 5개월 만에 판매 부진에 빠졌다.
초기 2만 대 판매 목표를 내세웠지만, 실제 판매량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 그쳤고, 9월과 10월 모두 시장 순위 9위에 머무르며 체면을 구겼다.
기아는 지난 7월, 호주에서 타스만을 공식 출시하며 연간 2만~2만 5000대의 판매 목표를 세웠다.
출시 전 2만 명 이상의 사전 수요조사를 근거로 자신감을 보였지만, 실제 판매 실적은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5개월간 누적 판매량은 3716대에 그쳤고, 9월과 10월에는 각각 806대, 610대를 기록하며 경쟁 모델 대비 큰 격차를 보였다.
타스만/출처-기아
호주는 연간 20만 대 이상의 픽업트럭이 판매되는 세계 2위 시장으로, 기아는 이곳에서 토요타 하이럭스와 포드 레인저에 이어 시장점유율 2위를 노렸다.
그러나 10월 기준 하이럭스(4444대), 레인저(4402대)는 물론, 이스즈 D-맥스(1896대), 미쓰비시 트리톤(1770대), BYD 샤크(1070대)에도 밀렸다. 타스만의 점유율은 11.8%에 불과했다.
타스만/출처-기아
판매 부진의 핵심은 하위 트림의 약한 경쟁력이다. 호주 픽업 시장은 법인·정부·산업군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플릿 수요가 핵심인데, 타스만의 엔트리 모델은 가격 대비 매력에서 밀리며 이 시장 진입에 실패했다.
기아호주 COO 데니스 피콜리는 “상위 트림은 선방했지만, 하위 모델이 시장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 내부에서는 당초 설정했던 목표 자체가 공격적이었다는 점도 인정했다. 피콜리 COO는 “호주 시장은 지나치게 분절화돼 있고, 경쟁이 매우 공격적”이라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기아는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현재 가격 지원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하위 트림인 S·SX·SX+에는 보증금 2000호주달러(한화 약 190만 원)를, 상위 트림인 X-Line·X-Pro에는 4000호주달러(약 390만 원)를 지원한다. 딜러 재고 차량에는 10% 이상 할인도 적용하고 있다.
기아호주 상품기획 총괄 롤랜드 리베로는 “판매 비중에 따라 라인업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타스만/출처-기아
2026년 초에는 플릿 시장 공략을 위한 저가형 싱글캡 모델이 투입될 예정이며,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개발과 페이스리프트, 러기드 트림 업그레이드 등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