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번호판 부착 차량/출처-연합뉴스
고가 법인차의 사적 사용을 막기 위해 도입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가 시행 3년 차를 맞은 가운데, 한때 주춤했던 수입차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시행 직후 눈에 띄게 줄었던 1억원 이상 수입차 법인 등록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고, 연두색 번호판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1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억원 이상 수입차 가운데 법인 명의로 등록된 차량은 4만 1155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16.5% 증가한 수치로, 특히 페라리,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벤틀리 등 초고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법인 수요가 두드러졌다.
연두색 번호판/출처-연합뉴스
이 같은 흐름은 2024년 1월부터 도입된 ‘연두색 번호판’ 제도 시행 이후 달라진 시장 반응을 보여준다.
해당 제도는 취득가액 8000만원 이상 법인 승용차에 전용 번호판을 의무 부착하도록 한 정책으로, 고소득층의 법인차 사적 이용과 세제 혜택 악용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제도 시행 초기인 2024년, 1억원 이상 수입차의 법인 등록 대수는 3만 5320대로 직전 해보다 30% 넘게 급감했다. 그러나 1년 만에 다시 4만대 수준으로 회복되며 제도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연두색 번호판/출처-연합뉴스
도입 당시에는 ‘단속용’ 혹은 ‘낙인효과’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따랐지만, 시간이 지나며 오히려 연두색 번호판이 ‘성공한 사업가의 증표’, ‘비싼 차를 샀다는 인증’처럼 여겨지는 현상이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자체가 제도에 적응한 상태”라며 “초고가 럭셔리 브랜드를 중심으로 법인차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연두색 번호판만으로는 법인차의 사적 유용을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법인’이라는 문구를 번호판에 직접 표시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지난 2020년 이형석 전 의원이 제안한 보도자료에서 착안한 아이디어로, ‘사업가의 사치’로 비치는 인식을 낮추자는 취지다.
법인 명의로 차량을 등록하면 감가상각비와 유지비를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어 개인보다 세금 부담이 줄어든다. 운행기록부 작성 없이도 연간 최대 1500만원까지 비용으로 인정되는 점은 고가 차량을 법인 명의로 구매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연두색 번호판/출처-연합뉴스
한편 법인차를 업무와 무관하게 가족 등이 이용하다 적발될 경우, 해당 비용은 법인 지출로 인정되지 않으며 사용자에게는 상여 처분으로 소득세가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