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내년 일본 시장에 소형 SUV ‘캐스퍼 일렉트릭’을 출시할 계획이다. 일본수입차협회에 따르면 23년 기준 일본 내 현대차 등록 대수는 585대로, 649대를 판매한 2022년 보다 64대 덜 팔렸다.
비슷한 시기 일본에 진출한 중국 자동차 브랜드인 비야디(BYD)는 22년에는 283대를 판매했지만 23년 2026대를 판매하며 현대차보다 많은 수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자국 완성차 브랜드들이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수입차의 무덤’이라고도 불린다. 현대차는 이 험난한 시장에 정면 도전을 선택했다.
10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4분기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 50여 개국에 차례대로 캐스퍼 일렉트릭을 수출한다. 내년 1분기에는 일본 시장 투입이 예정돼 있다.
앞서 현대차는 2009년 일본 시장에서 철수한 후 2022년 다시 진출했지만,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585대 판매에 머물렀다.
유럽과 일본은 도로가 좁고 주차 공간이 부족해 소형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높다. 이 두 시장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수출이 안정궤도에 오를 경우 EV 모델 포함 캐스퍼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 시장은 토요타 등 내수 브랜드가 95%를 차지해 수입차의 진입이 쉽지 않다. 다만 일본 시장의 전동화가 상대적으로 늦은 점을 고려할 때 현대차의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이 멈춰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315km의 주행거리, 확장된 실내가 인기 요인
캐스퍼 일렉트릭은 국내 시장에서 순조로운 판매 성과를 보이고 있다. 출시 첫 달인 지난 8월에는 1439대가 팔려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 중 최고 판매량을 기록했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인기 요인은 주행 거리 증가와 실내 공간 확장에 있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기아 레이 EV의 205km보다 110km 더 긴 315㎞에 달한다.
휠베이스는 2580㎜로, 내연기관 모델 대비 180㎜ 늘어나 국내 기준 소형차 범주에 속하게 됐다.
일렉트릭 모델의 성과에 힘입어 캐스퍼의 지난달 월간 내수 판매량은 올해 들어 처음으로 5천대를 초과, 총 5031대를 달성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캐스퍼의 누적 내수 판매량은 2만 8784대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4% 증가한 실적이다. 만일 하반기에도 매달 5000대 이상 판매된다면 2022년에 세운 역대 최고 연간 판매 기록 4만 8002대를 뛰어넘게 된다.
한편 현대차는 오는 10월 말 프리미엄 및 오프로드 스타일의 ‘AX EV 크로스’ 모델의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 4월에는 일본 수출용 모델도 생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