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보급형 전기차가 각광받으면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기아 EV3와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등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 판매된 소형 SUV 중 3분의 1을 전기차가 차지했다.
18일 국내 자동차 제조사 5곳(현대자동차·기아·KG모빌리티·한국GM·르노코리아)의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8월 국내 시장에서 거래된 소형 SUV는 총 1만6296대로 나타났다. 이 중 전기차는 5808대로 전체의 35.6%를 차지해 3분의 1을 넘었다.
이전에는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이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년 동월의 9%와 비교하면 4배 수준이다.
이와 같은 결과는 기아 EV3와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중심의 소형 SUV 전기차 판매가 지난달부터 급증한 부분이 크다.
EV3는 출시 첫 달인 지난 7월 1975대가 팔린 데 이어 8월에는 4002대의 판매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달 출시된 캐스퍼 일렉트릭은 1439대가 판매됐다. 이 두 모델은 8월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1∼2위를 차지했다.
보급형 차량으로서 가격 부담이 적은 편인 이 차종들은 출시와 동시에 전기차 시장은 물론 소형 SUV 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 소형 SUV 시장이 최근 5년 간 롤러코스터 같은 변동을 겪은 후 활기를 되찾는 분위기다.
소형 SUV 시장은 2019년 현대차 베뉴, 기아 스토닉 등 신차 출시에 힘입어 연간 판매량 18만4274대로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이후 3년 연속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현대차 신형 코나와 KG모빌리티 트랙스크로스오버가 출시되면서 연간 판매량 14만9269대로 회복세를 보였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신차 효과가 소멸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9만7936대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 8월 판매가 본격화된 기아 EV3,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에 힘입어 다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가 다소 둔화되어도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보급형 전기차의 인기는 여전히 높다”며 “향후 대형차 및 SUV 중심이었던 국내 자동차 시장의 변화 추세가 주목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