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지/출처-기아
친환경차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전기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정체되면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역대 최다 등록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LPG차도 함께 선전하며 새로운 시장 판도를 예고하고 있다.
18일 시장조사기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하이브리드차 신규 등록 대수는 31만 17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8%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기록인 30만 9164대를 넘어섰으며, 휘발유차(65만 471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린 차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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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체 신규 등록 대수에서 하이브리드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3%로, 역대 최고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하이브리드차의 이러한 강세는 전기차의 캐즘(Chasm·수요 정체) 현상과 맞물려 있다. 전기차는 충전 인프라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로 성장이 주춤한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과 전동화의 장점을 동시에 갖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감소하고 있는 전기차 수요를 하이브리드차가 효과적으로 대체하며 판매가 전년 대비 45.4% 상승했다”며 “내수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시장 전반에서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랜저/출처-현대차
올해 눈에 띄는 변화는 LPG차의 급부상이다. 1∼10월 누적 등록 대수는 13만 7314대로, 전기차(12만 2672대)와 경유차(12만 1306대)를 모두 앞지르며 연료별 등록 대수 3위를 차지했다.
이는 LPG차가 역대 최다 등록 대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중요한 지표다. 반면 경유차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판매량이 절반 이상 급감하며 전기차에도 밀리는 수모를 겪고 있다.
지난해 30만 8708대가 등록된 경유차는 올해 15만대도 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카니발 그래비티/출처-기아
하이브리드차와 LPG차의 상승세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내연기관차를 중시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이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의 성장 둔화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이브리드차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 수요와 전기차 캐즘이라는 역설적 상황이 겹치며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유차의 퇴출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와 LPG차가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싼타페/출처-현대차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하이브리드차의 대규모 성장이 이끌고 있으며, LPG차의 부활이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향후 몇 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