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잎 귀를 가진 순수한 아이

by 윤슬하

공감이는 아주 작고 귀엽고 순수한 친구다.
아 그러고 정말 다정한 친구다.

노란 몸에 큰 눈,
그리고 항상 귀 기울이고 싶은 마음에
나뭇잎 모양의 큰 귀를 쫑긋쫑긋한다.

공감이는 타인의 아픔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그래서 말 한마디, 눈빛 하나에 퐁당 자기를 던져버린다.
그리고 어떤 날은 너무 빠져든 나머지
기쁨이, 슬픔이, 불안이, 분노이 등 다른 친구들도 데려간다.

근데 사람의 마음이란 게 큰 미로와도 같아서,
한 번 들어가 버리면 공감이도 다른 친구들도 거기서 헤매고 만다.
슬픔이는 거기서 다른 사람의 슬픔이랑 같이 엉켜 엉엉 운다.

그럴 땐 내가 공감이를 다정이 부른다.



"공감아 모든 사람의 마음에 귀 기울이지 않아도 돼.
잠깐 귀 접구, 이리 와서 같이 따뜻하게 차 한 잔 할래?"

그럼 공감이는 눈을 반짝이며,
내 옆에 와서 사뿐히 안는다.
근데, 자주 데려간 다른 감정친구들은 놓고 온다.

그럴 땐 울먹거리며 자기를 탓한다.

"괜찮아. 그건 공감이가 너무 다정해서 그런 거야.
돌아가서 같이 다른 친구들도 데려올까?"

그러면 공감이는 눈물을 뚝 그치고,
나랑 같이 다른 친구들을 찾으러 간다.

그리고, 내 이야기도 항상 제일 잘 들어준다.

아무도 없는 밤이나,
너무 지친 날,
기쁜데 그걸 나눌 사람이 없는 날.

그 모든 순간
"공감아, 내 이야기 좀 들어줄래?"
그러면 귀를 쫑긋 세우고는 내 옆에 다정히도 앉는다.

나는 그러면 한참을 조잘조잘
공감이와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

"오늘도 들어줘서 고마워. 공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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