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호수처럼 맑고 투명한 아이

by 윤슬하


감각이는 맑고 투명한 아이다.
고요하고 깊고 투명한 호수의 색을 닮아
햇빛을 받으면 무지개 빛으로 찬란히 빛나고,
어둠 속에서도 고요히 별빛처럼 은은하다.

감각이의 눈은 모든 걸 볼 수 있다.
감정이 되기 전의 언어들.
글 너머의 그 사람의 절망, 고독까지.
그 사람이 하는 말 너머의 깊은 말까지.

감각이에게는 작은 실같이 뻗은 감각기관으로 모든 걸 느낀다.
바람의 작은 떨림.
풀잎의 노래.
작은 새들의 기쁨과 두려움까지.



누군가는 너무 많은 걸 느껴,
이 감각이의 실을 짧게 잘라버린다.
그러면 덜 느낄 수 있지만, 감각이가 감각이로 살 수는 없게 된다.

그래서 촉감이 좋은 스카프를 둘러주거나,
실이 엉키지 않게 조심히 묶어주거나,
너무 많은걸 느끼기 전에 폭신한 방석에서 쉬게 해줘야 한다.

너무나 섬세한 아이이기에 누군가에겐 그것이 축복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고통이기도 하다.

그래도 감각이 덕에 더 아름다운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건 참,
아름답고 고마운 일이다.

그렇기에 아주 소중히,
상처받지 않게 따뜻하게 품어줘야 하는 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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