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이는 말랑한 감쟈모양에 항상 헤벌죽 웃는 아이다.
머리에는 전구랑 물음표가 왔다 갔다 한다.
등에는 보지도 않을 포스트잇을 잔뜩 붙이고 다닌다.
"음... 그러니깐 말이야 이거는...?"
이러다가 까먹고,
"이번엔 꼭 기억하겠어!!!"라고 하지만
등 뒤에 적어놔서 못 본다.
그래서 기억이 날 땐 전구가 반짝했다가,
까먹으면 다시 꺼진다.
그러다 다시 기억나면 '띠링'하고 소리가 나면서 전구불이 환하게 밝혀진다.
깜빡이는 자존이 옆에 있을 때 더 당당해진다.
"그럴 수 있지 머."
"기억 안 날 수 있지 머."
"언젠간 나겠지. 헤헤. 다 괜찮아."
아주 당당하다!
그리고는 감각이가 너무 많은 걸 느낄 땐,
곁에 가 감각이한테 조용히 말을 건다.
"그거 다 기억 안 해도 돼. 나한테 줘"
그럼 착한 감각이는 어쩔 줄 몰라하며,
조심히 포스트잇에 적어 깜빡이에게 전해준다.
"…미안해, 깜빡이야. 자꾸 나만 이렇게…"
그때 깜빡이는 뒤도 안 보고 툭 하고 말한다.
"됐어, 그거 내 특기야.
나는 잊어버리는 걸 잘하거든.
그리고 그건 미안해할 일이 아니야.
너무 많이 느끼는 것도,
그걸 나눠주는 것도 다 괜찮은 거야."
좋은 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