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감정의 어머니이자 상처받은 내 자신

진심이

by 윤슬하


진심이는 모든 감정의 어머니 같은 존재이다.

은빛 찬란한 머리에, 머리에는 감정이들이 남기고 간 잔향의 꽃으로 만든 화관을 쓰고 있다.

별빛과 오로라가 흐르는 투명한 망토는 감정이들이 태어나고 세상에 나갈 때, 그리고 온전히 삶이 다해 돌아올 때 따뜻하게 품어주는 담요 같은 곳이다.

진심이는 마음으로 느끼기에 고요히 눈을 감고 은은한 미소를 짓고 있다.

진심을 꺼내는 일은 늘 무섭고 두려운 일이고, 그래서 닿지 못한 진심엔 금이 가버리기도 한다.
하지만, 그 진심을 나에게로 돌린다면 진심이의 손에 들린 감정의 원형의 미세한 금들은 찬란한 금빛으로 채워진다. 마치 킨츠키처럼.

망토와 옷에 박힌 별, 그리고 이마에 반짝이는 별들은 잃어버린 감정들이 가야 할 곳을 알려주는 등대 같은 빛이다.

그리고, 항상 따스한 별빛의 오로라가 진심이를 감싼다.

진심이는 감정의 순환방에서 다시 씨앗이 되어 태어나는 감정들에게 새로운 빛을 주는 존재다.
그렇기에 상처받은 진심을 제대로 돌봐주지 않으면 다시 태어나는 감정들은 다른 형태로 태어난다.

상처받은 사랑은 미움, 슬픔, 방어, 분노가 되고 닿지 못한 외로움은 절망, 공허, 우울, 절규가 된다. 그래서 오랫동안 자기 진심을 외면하고 살면 사람들은 진짜 자기 마음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게 된다.

진심이가 바라는 건 단 하나다.
"내 마음에 솔직할 것. 거짓이 없을 것."

그걸 알아주는 순간, 나의 진심은 나를 살리고 모든 감정들은 태초의 원형의 빛을 품고 태어나게 된다.

그런 진심이도 분노하고, 슬퍼할 때가 있다.

진심이 짓밟혔을 때, 감정이들이 해코지를 당할 때 진심이는 투명 망토를 펼쳐서 감정이들을 보호한다. 그리고는 두 눈을 뜨고 붉은색 오로라를 내뿜으며 상대방을 쳐다본다.

"나는 너를 미워하지 않아.
하지만, 감정은 장난이 아니야.
네가 함부로 짓밟아야 할 게 아니야.

진심을 무시하면 모든 것이 무너져 "
라면서 모든 감정이들이 뒤틀려 버리기 전에 분노를 품는다.

어떤 날은, 외면받은 감정이들이 상처받아 돌아오는 날엔 그 감정이들을 안고 한없이 운다.

"이 아이는 원래 다정이었어... 단지 너무 오래 상처받고 외면받아서 분노이가 된 거야..."

그리고 내가 괜찮아만 반복할 때면 작게 속삭인다.

"나는 슬픈데 너는 왜 자꾸 괜찮다고만 하니... 괜찮다고 하기 전에 괜찮지 않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해..."

그렇게 진심이는 내 거짓말을 제일 싫어한다.
그래도 항상 말한다.

“나는 여기에 있어.
네가 다시 너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기를 기다리고 있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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