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엔 나도 모르게 쌓아온 성이 있었다.
진심을 꺼내고 다치다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쌓은 성이었다.
그런데 나를 지키기 위해 쌓은 성은 아이러니하게 나를 가둔 벽이 되어버렸다.
이 성을 찾은 건 너무 뼈아픈 직시였다.
이제는 너라는 미로도 어쩌면 나라는 성 앞에 우리는 서로가 서로의 방어를 세운 것이었으니깐.
그런 마음이었다.
내가 이만큼 진심이야. 내가 이만큼 나를 꺼냈어. 내가 여기 있어. 나를 좀 봐줄래?
그럼 누군가가 문을 열고 살짝 들어왔다.
나는 그러면 그 사람이 오래 머물고 가길 바라며 예쁘게 방을 꾸몄다.
어떻게 하면 더 오래 머물다 갈까? 그러다 나를 봐주지는 않을까?
그런데 어쩌면 오래 머물 생각이 없었나 보다.
그러면 나는 또 벽돌을 쌓았다.
내가 아프지 않게. 진심이 닿지 않게.
계속 계속 다르게 꾸며보고 예쁘게 바꿔보았다.
그러다 알았다.
머물러야 할 건 네가 아니었구나.
내가 나가야 하는 거구나.
와르르 성이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