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는 엄마에게 더 짜증이 날까?

by 윤슬하


그건 아마,
내가 가장 많이 기대하고 있어서였나 봐.
그때 내 마음속 다정이는 "기대했는데..."
외로이는
"왜 엄마만 몰라...?"
그러다 분노이가
"아 됐어. 짜증 나. 나도 안할래."가 되어버린다.

엄마는 나의 감정이들의 원천이었다.
엄마를 통해 맨 처음 자존이, 인정이, 외로이가 태어났다.
최초로 감정을 교류로 통해 배운 사람. 아직 나는 그래서 인정을 바란다.

그리고 가장 나쁜 건데,
가장 가까우니깐 자기검열이 단계수가 줄어버리고 바로 나가 버린다. 타인에게는 먼 거리만큼 검열도 거치는걸. 엄마한테는 그게 아마 많이 삭제되는 것 같다.

그래서 엄마 앞에서 더 솔직할수록 더 슬퍼진다.
엄마만큼은 알아봐 주길, 세상이 다 몰라도 엄마만은 봐주길. 내가 틀린 게 아니라고 해주길 바라니깐.

아마, 엄마가 아니라 누군가와 가까워질수록 그런 게 아니었을까?
나는 그 감정을 내게로 다시 가져올 수 있을까?




여전히 나의 많은 감정들은 갈 길을 잃은 채 방황하며 오늘도 어김없이 알 수 없는 감정으로 툭 튀어나와서는 각종 염증반응을 일으키며 온몸을 들쑤신다.

사실 내가 앓는 많은 병들은 내가 외면하고, 타인의 기대에 맞춰버린 변형된 감정이들의 비명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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