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모이

채워지지 않은 공허를 알려주는 신호등 같은 친구

by 윤슬하

포모이는 "Fear of Missing Out"의 줄임말로,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또는 "소외될까 봐 두려운 마음"에서 태어난 아이다.
눈은 커서 항상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손엔 폰을 꼭 지고는 가슴엔 부재 알림 종이 딸랑ㅡ하고 달려있다.

불안대륙+자존대륙+외로이 대륙 연합 출신으로

불안이: "지금 안 하면 손해일지 몰라!"

자존이: "나만 뒤처지는 거 아니야?"

외로이: "다들 즐기는데 나만 소외된 것 같아"

라는 세 감정의 친구가 끊임없이 대화하며, 불필요한 걸 사거나 이상한 주식시장에서 단타의 환상을 품게 하는 아이다.

주로 SNS 피드, 경제 커뮤니티, 후기창“와~ 대박!” “진짜 좋았어” 티브이 홈쇼핑몰 실시간 구매 "빠르게 매진 중입니다!!!", “오늘만 세일!” 배너 광고창을 기웃거리며 활동한다.

끊임없이 비교하고, 누가 뭐 했는지 실시간 체크하고, 혼자 있는 걸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한다.

주로 하는 말은 "지금 놓치면 진짜 후회할걸?", "다들 저거 샀는데 넌 안 사?", "야, 지금 이 주식 안 들어가면 너만 빼고 다 부자 된다", "다 모였는데 너만 빠졌다고??"라며 자꾸 불안하게 만든다.

최근 자본주의랑 회사가 전부 게임 속이란 걸 알았던 나는 탈주 계획을 세웠다.
월 300이면 퐈이어!!!족이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가진 돈은 턱없이 부족하니 무턱대고 나올 순 없었고 가진 주식도 아직은 작았다.

그때 포모이가 말했다! 감쟈야 선물! 선물을 해보자! 인생 크게 한 방 아니겠어? 하마터면 혹할 뻔했지만 현실이 이성이 미니언니 냉정이들이 총 출동해서 "감쟈야 하루 만에 -1억 통장 가지고 싶어?"라며 뜯어말렸다.


포모이에게 휘둘릴 때마다 내 마음엔
‘텅 빈 마음의 들판에 안달 난 깃발’이 펄럭인다.

그럴 땐, 쉼이랑 자존이를 불러 포모이랑 함께 이야기해 본다.

"포모이야 마음이 텅 빈 것 같을 땐, 따뜻한 걸 마시고 조금만 쉬어보자. 그리고 너는 충분히 휘둘리지 않고 잘할 수 있어. 세상의 소리 말고 조금 오래 걸리고 힘들더라도 포모이의 발걸음으로 천천히 나아가보자. 알잖아. 세상에 쉽게 얻어지는 게 없는 거. 그저 잠깐의 위안이야."

그렇게 포모이는 다시 자기 방으로 들어가서 다른 감정친구들이랑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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