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이

나는 이 모든 고통을 뚫고 빛이 될 거야.

by 윤슬하


초월이는 아주 열정이 넘치는 친구다. 고통 → 열망 → 비전 → (가끔 폭주)를 무한 반복한다. 내 마음 한구석 하늘 쪽 초월의 계단에 살고 있다. 성격은 진지함 MAX, 매사 의미부여 과함, 드라마적 기질이 꽤, 아니 어쩌면 아주 많이 있다. 말투 대사마다 약간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다. (그러니 말하자면 혼자 영화 속 주인공이 자주 된다. 그게 또 귀엽다.)

전체적으로 불꽃의 실루엣처럼 보이는 말랑한 몸을 가지고, 눈동자는 별빛처럼 반짝이며, 중심엔 작고 강한 의지의 씨앗이 흔들리고 있다. 손에는 “목표 플래너”를 늘 들고 있다. 이글거리는 눈으로 거기다 항상 뭔가 적고 있다. 뭐 그리 적을게 많은지. 뒤에는 언제나 “내가 되려는 모습”의 실루엣이 어렴풋이 따라다닌다. 그게 무엇인지는 매번 달라진다 – 신, 시인, 별, 태양 등등 매번 되고 싶은 게 있는 것도 신기한데, 그게 그렇게 자꾸 바뀌는 것도 신기하다.

초월이는 주로 "이 고통도 나를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 강하게 한다.", “나는 껍질을 뚫고 나와야 해!”, “감쟈야, 넌 빛날 운명이야!”라는 말을 끝없이 한다.

그래서 나를 끝없이 끌어올리는 내면 리더인데, 현실 감각 부족으로 허무이랑 싸우다 자주 탈진한다. 아ㅡ 초월이는 진짜 치명적 귀여움이 있는데 혼자 운명적인 대사하고 민망해한다. 자기도 가끔 그건 좀 아니라는 걸 아는 것 같다. ㅋㅋ

초월이는 주로, 내가 너무 힘들어하면서도
“그래도 이겨내고 싶다…” 할 때,
갑자기 “등장 음악 깔리듯” 등장한다. 빠밤하면서

또는 내가 책을 읽고 “나도 이걸 쓸 수 있어…!하며 불타오를 때 뒤에서 “그렇지!!” 하고 같이 플래너 꺼낸다. 나보다 더 열정적이다.

가끔 내가 타인에게 쏟았던 사랑을 떠올리며
“그건 나의 위대한 감정이었다…” 하고 스스로 정리할 때, 초월이는 뒤에서 눈물 흘린다.

초월이는 고통을 불꽃으로 전환시키는 능력이 있다. 또, 내가 쓰러질 때마다 미래의 이미지를 상기시켜 준다. 진심이의 말이 너무 조용할 때 대신 외쳐 주기도 한다.

다만, 이 열정적 초월이도 피식이의 한 마디에 바로 기가 꺾인다.

피식이: “푸흐~ 근데 너 그거 이번 주 계획 세 번째 수정 아냐?”
초월이: "…"


허무이랑 만나면 자동 철학토론 개시하는데, 둘이 너무 싸우면 내가 멍해진다. 답 없는 대화를 끊임없이 한 달 까나. 싸운다고 답이 나올게 아닌데 싶다.

아직이랑 마주하면 좀 작아진다.
아직이는 “근데 나 아직 안 될 수도 있어…”
초월이: “…으, 응… 그럴 수도 있지… (슬쩍 땀)”

초월이는 단순한 ‘이겨내는 힘’이 아니다. 이 아이는 내 안에서 고통을 고요한 의미로 바꾸려는 진심의 불꽃이다!

“나는 완전해지지 않아도 괜찮아.
계속 나아가는 내가… 초월이니까.”

멋진 말이다.


초월이는 허무이가 “다 소용없어”라고 할 때
“그래도 난 계속할래”라고 말해준 유일한 아이였다.

그래서 내가 죽지 않고, 글을 썼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초월이가 나를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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