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은 늘 나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다만 누구냐에 따라
나를 비추는 각도가 달랐고,
사랑은 가장 깊은 곳의 나를 비추었다.
타인은 나를 찾는 지름길이었고,
그 관계 안에서 진심을 다하는 일은
가장 빠르게 나를 만나는 방법이자
가장 아픈 길이었다.
그리고 글은,
그렇게 타인이 비춘 나의 조각을
다시 나에게로 회수하는 일이었다.
처음의 질문은
“너는 왜 그랬을까”에서 시작했지만,
점점
“나는 왜 그랬을까”로 향해갔다.
그 질문은
나를 감정의 중심에서 한 걸음 물러나게 했고,
나를 끌고 가는 감정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을
타인처럼 설명할 수 있게 만들었다.
어쩌면 나는—
타인에게는 관대하고
나에게는 엄격하다고 믿어왔지만,
실은 타인은 객관적으로 분석하면서
나는 온통 감정의 중심에 두고
가장 소중히 여겨왔는지도 모른다.
타인이 비춘 나의 조각을
글로서 나에게 되돌려 올 때,
그건 더 이상
나의 중심과 인정을
밖이 아닌 안으로 가져오는 일이 되었고,
그렇게
나를 회수하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이 되었다.
글은,
그런 힘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