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막 대학생이 되었던 나는
한참 인생의 의미를 찾고 있었다.
과학을 파고들고,
인문학을 파고들고,
강연도 찾아다니고—
그러다 우연히 한 모임을 가게 되었다.
그곳에는 마음의 상처가 몸의 상처가 되어
세상과 조금 거리를 두고 사시던 분이 있었다.
나는 아직도, 그분이 했던 말을 잊지 못한다.
“자기가 불행한 줄 알면서
그 불행에 빠져 사는 사람은,
결국 그 불행을 즐기는 사람이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다짐했다.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그런데 이상하게,
다짐과는 다르게
나는 끊임없이 남을 먼저 챙겼다.
마음을 쓰고,
에너지를 내어주고,
그러다 결국 나의 건강까지 잃어갔다.
왜 그랬을까?
아마도ㅡ
그럴만한 여유가 아직 내 안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견딜 에너지가 있었고,
버틸 힘이 있었고,
그래서 그 에너지를 남에게 먼저 내어줬던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
내가 있어야
남도 있을 수 있는 거라고.
내 마음이 서 있어야
누구의 마음도 받을 수 있는 거라고.
그래서 이제는,
나는 묻고 싶다.
나는 나를 어떻게 세울 수 있을까?
나는 나를 어떻게 챙길 수 있을까?
그리고 그런 나는 어떤 존재일까?
이제는 남을 위해 쓰기보다,
조금 더 나에게 향하려 한다.
나의 건강을,
나의 마음을,
나라는 존재를
더 똑바로 바라보려고 한다.
그런 나는
아마,
지금보다 더 단단하고
더 따뜻한 사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