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평범한 마지막 날

by 윤슬하


한 해가 간다는 건,
예전에는 무언가 특별한 의미를 가진 일이라 여겼다.


아마도 그것은
내가 그만큼 평범한 나날을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든다는 건,
무언가 대단해지는 일도 아니었고
삶의 의미가 갑자기 선명해지는 순간도 아니었다.


그저 또 한 해를 버티고,
익숙한 생존 방식으로
나라는 사람이 계속 살아냈다는 증거였다.


나는 그저 잘 살아보려 노력했을 뿐인데
일은 뜻대로 되지 않았고,
세상은 여전히 굴러가고,
사람들은 연말이라
케이크를 사고, 모임을 만들고,
서로에게 수고했다고 말한다.


그 사이에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타인의 불안을 안고 살았고,
타인의 감정을 떠안은 만큼
내 어깨는 더 무겁고 지쳐갔다.


그러다 그것들을
툭— 내려놓은 순간,
다른 사람들은
더 이상 나에게
불안과 감정을 던지지 않았다.


한 해가 의미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특별하지도 않았다.


그저 좋아하는 사람과
좋은 음식을 먹고,
오늘 하루를 잘 살았다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는 일.
그렇게 또 한 해가 갔고,


가장 의미 있던 해의 끝은
가장 평범한 마지막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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