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 우리는 가장 진실해진다

by 윤슬하


나에게는 여러 자아가 있다.
표면적으로 보이는 자아.
사회적 자아.
가족 안에서의 자아.
위기 속에서의 자아.

나의 내면의 안쪽의안쪽의안쪽을 파면서
나라는 사람의 방어기제
나라는 사람의 습관
나라는 사람의 한계
그 속에 가득 담긴 무의식을 보았다.

타인을 사랑했다.
그래서 내가 조금 더 노력하면
무언가 변하지 않을까란 생각을 했다.

그렇게 이해하고 싶어
타인의 이면의이면의이면을 보았다.

거기엔 가장 깊은 그 사람의 본질이 있었고,
그건 본인이 알아차리지 않는 한
내가 바꿀 수 없는 것이란 걸 알았다.

사람이 살아온 생존본능은
무척이나 강했고,
그건 서로의 위기의 상황에서
어김없이 먼저 튀어나왔다.

그건 그 사람이 살아남은 방식이기에
존중받아야 할 일이었고,
서로 맞지 않다면
그저 스쳐 지나가면 될 뿐이었다.

사람의 고유패턴은 꼭 지문과 같아서,
관계가 깊어질수록ㅡ
위기가 더 크게 닥칠수록
우리는 서로에게 더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어쩌면, 그건 서로에게 아플 수도 있지만
그렇기에 세상이 아름다울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서 끝까지 관계에서 나를 던져보는 건
제법 나쁜 일은 아니었다.

그게 나와 타인을 아는
가장 아프지만 정확한 방법이었다.


적어도 나는,
나 자신에게는 거짓말하지 않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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